짧은 원고 팔아보는 거 생각보다 머리 아프네.
요즘 애드센스 처음 들어온 뒤로 괜히 신나서 글쓰기 쪽을 더 자주 보게 됐는데, 막상 전자책이나 뉴스레터 쪽으로 뭘 팔아보려니까 제일 애매한 게 샘플임. 어디까지 보여줘야 사람이 믿고 사나 싶고, 또 너무 많이 풀면 그냥 그걸로 끝나는 느낌이고.
지난주쯤 출퇴근길에 팟캐스트 들으면서 노션에 예전 메모들 긁어모았거든. 대리 끝나고 집 들어와서 새벽에 20분씩 다듬은 글들이라 양은 별로 안 됨. 한 25쪽? 정확히 세보진 않았는데 pdf로 뽑으면 그 정도 나올 듯. 근데 이걸 그대로 전자책이라고 하기엔 뭔가 양심 찔리고, 뉴스레터로 쪼개면 또 너무 늘어지는 느낌임. 아오.
처음엔 샘플을 5쪽 정도만 공개하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내가 사는 입장으로 생각하면 5쪽은 감이 안 옴. 문체만 보고 끝이라서. 그렇다고 10쪽 넘게 열면 핵심 흐름이 거의 다 보임. 특히 내가 쓰는 게 막 엄청 전문 정보라기보다 본업 병행하면서 글 쌓는 과정, 광고수익 처음 받기 전후로 멘탈 관리한 거, 짧은 원고를 어떤 식으로 묶었는지 이런 거라서 더 그럼. 정보가 막 깊다기보다 과정값이라 해야 하나.
근처 카페에서 아아 시켜놓고 한참 봤는데, 샘플은 앞부분보다 중간 한 꼭지를 빼는 게 나은가 싶기도 했음. 앞부분은 보통 자기소개랑 왜 쓰는지 설명이 많아서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 재미 없을 거 같고. 차라리 실제로 내가 막혔던 부분 하나 보여주면 “아 이런 톤이구나”는 알 수 있지 않나 싶네. 근데 또 중간만 보여주면 맥락이 없어서 이상할 수도 있고 ㅠㅠ
가격도 애매함. 짧은 원고를 몇천원대로 놓으면 부담은 없는데, 너무 싸면 나도 대충 만든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괜히 신경 쓰임. 한 5천원쯤이면 그냥 커피값이라 생각하고 살 수도 있나 싶은데, 그 돈도 아까우면 아까운 거라. 요즘 다들 콘텐츠 많이 보니까 눈도 높아졌고. 무료 글이 너무 많아서 유료로 넘어가는 순간 확 차갑게 보는 느낌 있음.
난 이상하게 목차 만드는 데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림. 글 자체는 밤에 휘갈기면 나오는데, 이걸 사람이 돈 내고 읽을 순서로 바꾸는 게 빡셈. 원래 일상글처럼 쓰던 걸 갑자기 상품처럼 만들려니까 말투도 뻣뻣해지고, 내 글 아닌 거 같고. 그래서 다시 반말 섞인 원래 톤으로 돌리면 이번엔 너무 커뮤니티 글 같음. 미친 중간이 없음.
샘플 공개할 때 파일로 따로 빼는 게 나을지, 그냥 판매 페이지에 본문 일부 붙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음. 파일로 빼면 뭔가 제대로 만든 느낌은 나는데 다운로드까지 시키는 게 귀찮아 보이고, 본문에 붙이면 편하긴 한데 너무 흘러가듯 보여서 별로 안 남을 거 같음. 다들 이거 어떻게 잡는지 궁금하네.
괜히 샘플 하나 때문에 원고 전체를 다시 만지는 중임. 원고를 쓰는 건 내가 하는데, 파는 모양으로 바꾸는 건 완전 다른 일 같음. 그냥 글만 쓰고 싶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