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쯤 관악 쪽으로 전단지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단건 하나 해봤음. 금액은 한 5천원 조금 넘었던 거 같은데 정확히는 앱에서 바로 사라져서 기억이 흐림. 이런 게 참 애매한 게, 돈은 작고 이동은 은근히 사람 잡아먹음.
내용은 별거 없었음. 지정된 골목 몇 군데 돌면서 전봇대랑 상가 입구 쪽에 특정 전단지가 아직 붙어있는지 보고 사진 찍어서 올리는 식. 처음엔 이 정도면 출근 전에도 되겠네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사진 각도 맞추고 위치 확인하고 사람 지나갈 때 기다리고 이게 은근 귀찮음. 내가 뭐 대단한 현장 조사원도 아니고 그냥 폰 들고 서 있는 아저씨인데 괜히 눈치 보임.
비 오는 날 아니어서 그나마 나았지. 비 왔으면 안 했을 듯. 신발 젖고 우산 들고 사진 찍고 그러면 5천원 가지고 마음이 상함. 내가 요즘 공구 쪽도 마진이 잘 안 나와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긴 한데, 이런 단건은 하면 할수록 시간이 돈이라는 말이 너무 뻔하게 맞네 뭐.
그래도 장점이 아예 없진 않음. 업무 설명이 복잡하지 않고, 사람 상대 안 해도 되고, 승인도 생각보다 빨리 났음. 한두 시간 붙잡히는 건 아니라서 동선이 맞으면 괜찮긴 해. 근처 카페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처리하는 식이면 덜 억울함. 나는 그날 팟캐스트 들으면서 걸었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고 계단 많은 빌라 골목만 기억남. 관악은 진짜 조금만 비껴가도 다 오르막인가.
문제는 이런 단건이 딱 내 동선에 맞게 뜨는 일이 잘 없다는 거임. 일부러 지하철 타고 가면 남는 게 거의 없고, 버스 한 번 잘못 타면 그냥 운동한 사람 됨. 사진 반려될까 봐 같은 자리에서 두세 장 찍는 것도 은근 신경 쓰이고. 앱에선 간단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간단과 번거로움 사이 어딘가에 있음.
내 기준으로는 집 근처, 지나가는 길, 날씨 괜찮음, 이 세 개 맞으면 할 만하고 하나라도 빠지면 그냥 넘기는 쪽. 특히 밤에는 안 할 듯. 사진이 흔들리기도 하고 괜히 골목에서 서성이는 느낌이 별로임. 나이 먹으니까 이런 데서 체력보다 기분이 먼저 닳네.
공구도 그렇고 단건도 그렇고, 막상 손에 쥐는 돈보다 그 전에 쓴 신경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음.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나 싶다가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오늘도 앱 켜봤다가 비슷한 거 떠 있길래 일단 닫았음. 저녁에 장 보러 나갈 때 아직 남아 있으면 볼지도 모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