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로고랑 배달앱 썸네일 같은 거 외주 맡기면, 보통 어디까지 말해줘야 서로 덜 피곤한가요?
저는 울산 남구에서 작은 분식하고 반찬 조금 같이 하는데요. 요즘 매장 손님이 예전 같지가 않네요. 점심때는 그래도 버티는데 저녁이 영... 그래서 온라인 쪽을 좀 만져보려고 했거든요. 배달앱 사진도 바꾸고, 인스타에 올릴 메뉴판 비슷한 이미지도 만들고요.
근데 디자인 외주가 생각보다 어렵네요.
처음엔 그냥 “동네 반찬가게 느낌으로 따뜻하게요” 이러면 될 줄 알았어요. 제가 봐도 너무 막연하죠. 디자이너분은 친절하게 물어보시는데, 제가 원하는 걸 말로 못 하겠는 거예요. 촌스럽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너무 카페처럼 예쁘기만 하면 우리 가게랑 안 맞고. 이 중간이 참 애매하네요.
지난주쯤 아는 사장님이 썸네일 하나 맡겼는데 한 장에 몇 만원대였던 거 같아요. 정확한 금액은 못 들었고요. 로고는 더 다르다던데, 시안 몇 개냐 수정 몇 번이냐에 따라 확확 바뀌는 듯해요. 예전엔 “그림 하나 그리는 건데 왜 비싸지” 했는데, 막상 맡기려고 보니 그게 아니네요. 이름, 색, 글자 굵기, 배경에 들어갈 때, 스티커에 찍을 때까지 생각하면 은근 일이 많더라고요.
저는 일단 사진 몇 장 찍어놨어요. 김밥, 제육, 나물반찬 이런 거요. 근데 사진도 문제네요. 형광등 밑에서 찍으니 반찬이 맛없어 보여요. 실제로는 괜찮은데 화면에선 좀 죽은 색이 나와요. 이러면 디자이너한테 맡겨도 재료가 별로라 힘들겠죠. food 사진도 결국 기본이 있어야 하나 봐요.
궁금한 건 이거예요. 가게 로고나 메뉴판 이미지 맡길 때, 그냥 포트폴리오 보고 마음 맞는 분 찾는 게 나은지, 아니면 우리랑 비슷한 동네 가게 작업 해본 분을 찾는 게 나은지요. 예쁜 작업 많이 한 분이 꼭 우리 가게에 맞게 해주는 건 또 아닌 거 같아서요.
그리고 수정 얘기도 처음에 딱 해야겠더라고요. 저는 “조금만 바꿔주세요”가 쉬운 말인 줄 알았는데, 그 조금이 디자이너 입장에선 다시 잡는 일일 수도 있잖아요. 색만 바꾸는 건지,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건지. 이걸 제가 잘 몰라서 괜히 서로 불편해질까 봐 신경 쓰이네요.
폰트나 이미지 권리 이런 것도요. 어디서 주워온 글씨체 쓰면 나중에 문제 될 수도 있다던데요. 겁부터 나긴 해요. 작은 가게가 무슨 큰일 있겠나 싶다가도, 돈 주고 맡기는 거면 찝찝한 건 안 남는 게 낫고요. 이런 건 계약서까지는 아니어도 문자로라도 남겨두는 게 맞나 싶네요.
요즘은 미리캔버스나 캔바 같은 걸로 직접 하는 분들도 많던데, 저는 눈이 침침해서 오래 보면 머리가 아파요. 손님 없을 때 만지작거리다가도 손님 들어오면 끊기고, 다시 보면 뭐 하던 중인지 까먹고요. 그래서 그냥 맡기는 게 낫겠다 싶은데, 맡기려니 또 말로 설명하는 게 일입니다.
혹시 작은 가게 디자인 외주 맡겨보신 분들은 처음에 어떤 자료를 주셨나요. 가게 사진, 메뉴 사진, 원하는 색, 싫은 느낌 이런 정도면 될까요. 아니면 마음에 드는 다른 가게 이미지 몇 개 모아서 보여주는 게 더 빠른가요. 괜히 남의 가게 따라 하는 느낌 날까 봐 그것도 조심스럽네요.
요새 장사도 조용한데 이런 데까지 신경 쓰려니 살짝 투덜거리게 되네요. 그래도 바꿔야 하긴 할 거 같아요. 그냥 예쁜 로고보다, 딱 봤을 때 “여기 반찬 괜찮겠다” 싶은 느낌이면 저는 만족할 거 같은데...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부터 막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