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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비 아끼려다 더 썼네요

ㅋㅋ하지마Lv.12026년 5월 20일조회 25추천 0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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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자책 팔면서 종이로 뭘 보낼 일이 아주 많진 않은데, 가끔 샘플 제본본이나 계약서 같은 건 손으로 보내야 할 때가 있거든요. 지난주쯤에도 강서구에서 성수 쪽으로 얇은 제본 두 권 보낼 일이 있었어요. 급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그날 저녁에 확인하고 싶다 해서 퀵을 봤죠.

보통은 그냥 늘 쓰던 곳에서 부르는데, 제가 요즘 퀵이랑 화물 단가를 한번 비교해보는 중이라 괜히 다른 앱도 열어봤어요. 같은 거리라도 시간대랑 기사 배정에 따라 꽤 차이 나더라고요. 한쪽은 만 얼마대, 다른 쪽은 몇천 원 더 싸게 떠서 당연히 싼 데로 눌렀어요. 별거 있겠나 싶어서요.

문제는 제가 싸게 뜬 이유를 제대로 안 본 거예요. 바로 픽업이 아니라 묶어서 가는 식이었는지, 예상 도착 시간이 자꾸 뒤로 밀렸어요. 처음엔 한 시간 반쯤이면 간다더니 중간에 배차 잡히고, 기사님 위치 보니 마곡에서 한참 멈춰 있고, 저는 또 강아지 산책 나가야 되는데 계속 폰만 보고 있었네요.

솔직히 이때 그냥 취소하고 새로 불렀으면 됐는데, 취소 수수료가 붙을까 봐 계속 기다렸어요. 그 몇천 원 아끼겠다고요. 결국 상대방한테는 “조금 늦을 거 같아요”라고 보냈는데, 그쪽도 사람인지라 처음엔 괜찮다고 하다가 8시 넘으니 오늘 확인은 어렵겠다고 하더라고요. 말투는 괜찮았는데 느낌이 있잖아요. 아, 이거 별로구나 싶은 느낌.

다음날 아침에 보니까 제본본 모서리도 살짝 눌려 있었어요. 포장을 제가 대충 한 것도 맞아요. 얇은 뽁뽁이 한 겹에 봉투 넣고 보냈는데, 이동 시간이 길어지니 여기저기 눌린 듯했어요. 막 못 쓸 정도는 아닌데,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이 보내기엔 좀 민망한 상태였네요. 그래서 결국 새로 출력해서 다시 보냈고, 이번엔 그냥 평소 쓰던 퀵으로 보냈어요. 금액은 처음보다 더 나갔고요.

웃긴 건 이 일이 엄청 큰 손해는 아니에요. 한 2만 원 안팎 더 쓴 정도였던 거 같고, 거래가 깨진 것도 아니었어요. 근데 하루 종일 그거 신경 쓰고, 상대방한테 늦는다고 말하고, 다시 출력하러 나가고 하니까 돈보다 기분이 더 닳더라고요. 강서구에서 성수 가는 게 뭐 해외 보내는 것도 아닌데 왜 이걸 이렇게 만들었나 싶었어요.

요즘 앱들이 워낙 간단하게 가격 비교가 되니까 제가 똑똑하게 아끼는 줄 알았나 봐요. 근데 싸게 뜨는 건 대부분 이유가 있네요. 시간 여유가 진짜 넉넉하면 괜찮을 수도 있는데, 상대방이 기다리는 물건이면 몇천 원 차이보다 도착 시간 확실한 게 낫겠더라고요. 특히 종이류는 포장도 좀 과하다 싶게 하는 게 맞고요. 저는 집에 있던 얇은 봉투 아끼려다가 다시 배웠네요.

그날 밤에 강아지 산책시키면서 계속 생각했어요. 내가 전자책 팔면서 배송 때문에 삽질할 줄은 몰랐네 하고요. 디지털로 끝나는 일이 제일 마음 편한데, 가끔 아날로그가 끼어들면 이런 식으로 티가 나네요. 다음엔 비교는 하되 싼 것만 보고 누르진 않을 거 같아요. 몇천 원 아낀 기분은 잠깐이고, 늦었다는 말 보내는 건 이상하게 오래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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