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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배달 보조 알바 봤네요

본업1억꿈Lv.12026년 5월 20일조회 20추천 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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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장사 전에 재료 받으러 시장 쪽 들렀다가, 옆 골목 김밥집 사장님이 알바 한 분이 안 나왔다고 전화 붙잡고 계시더라고요. 저도 가게 하다 보니 그 표정 보면 대충 압니다. 말은 안 해도 속에서 이미 불 올라오는 얼굴이요.

처음엔 그냥 지나가려다가, 저희 가게 배달 기사님 오기 전까지 시간이 좀 떠서 한 30분만 같이 봐드렸어요. 정확히 알바라기엔 애매한데, 요즘 점심 배달 몰리는 집들은 진짜 손 하나가 아쉽긴 하네요. 주문 들어오면 포장 누가 잡고, 누가 음료 챙기고, 누가 배달앱 확인하는지 그 순서가 안 맞으면 금방 밀리거든요.

그 집은 김밥이랑 라면 세트가 많이 나가던데, 11시 40분부터 갑자기 order가 몰리더라고요. 배달앱 두 개 켜져 있고 전화 주문도 하나씩 들어오니 정신이 없습니다. 알바분이 하는 일이 그냥 봉투에 넣는 건 줄 알았는데 막상 옆에서 보니 메뉴 이름 확인하고, 단무지 빠졌나 보고, 젓가락 몇 개 들어가는지도 계속 봐야 하네요.

생각보다 크네.

특히 점심 보조 알바는 힘이 막 엄청 드는 것보다, 실수 안 하고 빨리 따라가는 게 더 큰 거 같아요. 사장님이 “이거 5번 기사님 거요” 하면 그걸 바로 알아듣고, 봉투가 바뀌지 않게 보는 눈치가 있어야 하더군요. 저는 제 가게에서도 배달 위주로 하니까 익숙할 줄 알았는데 남의 주방 동선은 또 다르네요. 괜히 컵라면 물 받는 위치 한 번 잘못 서 있다가 등 뒤로 세 사람이 지나가서 민망했어요.

그 와중에 12시 반쯤 학생으로 보이는 알바분이 뛰어오셨는데, 지하철이 좀 꼬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장님도 처음엔 얼굴 굳어 있다가 막상 오니 “앞치마부터 해요” 하고 바로 넘기시고요. 늦은 건 늦은 건데, 바쁜 시간대 알바는 10분 늦는 게 그냥 10분이 아니긴 합니다. 주문 쌓이면 그 10분이 뒤에 30분처럼 따라붙어요.

제가 보기엔 단기든 고정이든 점심 배달 보조는 시작 시간 10분 전에 와서 앱 화면이랑 포장대 위치만 봐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듯해요. 메뉴를 다 외우라는 게 아니라, 어디에 뭐가 있는지 눈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리고 가게마다 봉투 묶는 방식이나 서비스 넣는 기준이 달라서, 처음부터 잘하려고 힘주는 것보다 “이건 어디 넣어요?” 한 번 묻는 게 낫습니다.

저도 분식집 하면서 알바 구할 때 시급이나 시간만 보고 오시는 분들 이해는 하는데, 점심 피크 타임은 진짜 다른 세계예요. 몸이 바쁜 것도 바쁜데 사장 눈치, 기사님 도착, 손님 전화가 한 번에 섞입니다. 괜히 서로 예민해지는 시간이라 말투 하나도 좀 날카로워지고요. 악의가 있다기보다 다들 급해서 그런 거긴 한데 듣는 사람은 또 서운하죠.

끝나고 사장님이 커피 하나 사주셔서 근처에서 잠깐 마셨는데, 요즘 알바 구하는 것도 어렵고 나가는 것도 빠르다고 푸념하시더라고요. 저도 종소세 신고 때문에 머리 아픈 와중이라 남 일 같진 않았습니다. 가게 돌리는 사람도 알바하는 사람도 각자 계산기 두드리는 시기라 그런지, 말 한마디가 더 얇아지는 느낌이네요.

점심 배달 보조 자리 보시는 분들은 시간 짧다고 너무 만만하게 보면 좀 피곤할 수 있어요. 대신 손이 빠르고 복잡한 거 싫어하지 않으면 두세 시간 바짝 하고 빠지는 맛은 있겠더군요. 저는 어제 30분 도와주고도 가게 돌아와서 팟캐스트 틀어놓고 한숨부터 나왔어요. 점심 장사는 진짜 남의 집이나 우리 집이나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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