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새벽 시간 비는 날이 있어서 분류 보조 한번 다녀왔음. 원래 밤에는 영상 자르고 썸네일 고치고 그러는 시간이긴 한데, 요즘 월급 말고도 한 달 100 정도 따로 만들어보자 싶어서 여기저기 찔러보는 중임. 유튜브 수익이 아주 끊기는 건 아닌데 사람 마음이 또 그렇잖아. 그냥 손에 잡히는 돈 조금 더 있으면 덜 불안할 거 같고.
장소는 성남에서 버스 타고 조금 나가면 되는 쪽이었고, 시간은 새벽 1시 반쯤부터 5시 좀 넘어서까지였음. 앱에서 본 건 당일 지급 비슷하게 써 있었는데 실제로는 업체마다 말이 좀 다르더라. 나는 그날 끝나고 다음날 낮에 들어왔음. 금액은 정확히 쓰긴 애매한데 교통비 빼고 커피 한 잔 사 마시면 그냥 “이 정도면 했다” 싶은 정도였지 막 대단한 건 아니었음.
처음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음. 20대도 있고 나이 있는 사람도 몇 명 있고, 말없이 장갑 끼고 서 있는 분위기. 담당자가 빠르게 설명하는데 박스 라벨 보고 구역별로 밀어 넣는 식이었음. 어려운 건 아닌데 눈이 침침하면 은근 힘듦. 작은 글자랑 비슷한 지역명 계속 보니까 한 시간 지나니까 머리가 멍해지더라. 아 진짜 내가 이 나이에 왜 새벽에 박스 글씨를 뚫어져라 보고 있나 잠깐 현타 옴.
그래도 초반엔 할 만했음. 몸을 크게 쓰는 상하차 느낌은 아니고, 계속 서서 움직이고 허리 살짝 숙이고 박스 잡고 놓고 그런 식. 근데 새벽 3시 넘어가니까 발바닥이 먼저 말 걸어옴. 운동화 신고 갔는데도 바닥이 차갑고 딱딱해서 그런지 종아리가 뻐근했음. 한강 러닝할 때 쓰는 신발 신고 갈 걸 그랬나 싶었네. 쉬는 시간은 중간에 한 번 있었고, 자판기 커피 같은 거 마시면서 다들 말 별로 안 함. 피곤하면 사람 말수가 줄어드는 거 맞는 듯.
조금 애매했던 건 초보가 섞여 있어도 속도는 그냥 돌아간다는 점임. 누가 옆에서 오래 붙어서 알려주는 분위기는 아니고, 잘못 넣으면 다시 빼서 옮기는 식인데 그게 몇 번 생기면 괜히 눈치 보임. 나도 두 번인가 헷갈려서 다시 옮겼음. 큰소리치는 사람은 없었는데, 그냥 공기가 빨리빨리임. 괜히 혼자 느리면 라인이 막히는 느낌이라 손이 바빠짐.
새벽 알바 찾는 사람 있으면 이런 분류 보조는 체력보다 수면 리듬이 더 문제 같음. 끝나고 집 오니까 6시 반쯤이었고, 씻고 누웠는데 잠이 바로 안 옴. 바깥은 밝아지고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깨 있는 이상한 상태 있잖아. 결국 오전을 거의 날렸음. 낮에 영상 하나 올리려던 것도 밀리고, 댓글 답도 대충 보고 말았네.
그래도 장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님. 사람 상대를 거의 안 해도 되고, 일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음. 편의점 야간처럼 술 취한 손님 만나는 것도 아니고, 배달처럼 길에서 계속 신경 곤두세울 일도 적고. 그냥 몸이랑 시간 갈아 넣는 느낌임. 단기로 한두 번 돈 맞출 때는 괜찮을 수도 있는데,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라면 나는 못 할 거 같음. 생활 패턴이 너무 깨짐.
다음에는 새벽 카페 마감 정리나 주차장 쪽으로 한번 봐야 하나 싶음. 근데 또 막상 보면 다 나름대로 피곤한 구석이 있겠지. 돈은 그냥 생기는 게 없네, 에휴. 그래도 한번 해보니까 글로만 보던 “새벽 분류 보조”가 뭔지는 알겠음. 손 빠르고 밤잠 별로 없는 사람은 나보다 훨씬 낫게 할 듯. 나는 아직 허리 쪽이 은근 남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