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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온라인 과외 해본 날

맥주한캔러Lv.12026년 5월 17일조회 20추천 0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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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번이라 오전에 물 주고 베란다 바질 잎 좀 뜯다가, 오후에 처음으로 온라인 과외 하나 해봄. 과외라기엔 거창하진 않고 간호조무사 시험 준비하는 분한테 기초 용어랑 문제 풀이 40분 봐준 거였어.

사실 승진 또 밀리고 나서 마음이 좀 이상하더라. 병원 일은 계속 하는데 뭔가 내 시간으로 벌 수 있는 게 있나 싶어서 지난주쯤 클래스 올리는 앱 몇 개 구경했거든. 수수료가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지금 기억 안 나고, 한쪽은 정산이 좀 늦어 보였고 한쪽은 채팅이 편해 보였음. 그래서 그냥 제일 덜 복잡해 보이는 데다 짧게 올렸지. 가격도 너무 세게 못 하겠어서 커피 두세 잔값 정도로 잡았던 듯?

신청 온 건 그저께 밤 11시쯤이었어. 나 야간 끝나고 컵라면 먹다가 알림 봤는데, 순간 괜히 긴장함. 누가 내 말을 돈 주고 듣는다는 게 생각보다 부담되더라. 아 진짜 내가 뭘 한다고 이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자료는 이미 대충 만들어놔서 노트북 켜고 문제 몇 개 다시 봤어. 병원에서 실제로 쓰는 말이랑 시험에서 나오는 말이 은근 다르잖아. 그 차이 설명하는 쪽으로 잡으니까 할 말은 생기더라.

당일엔 카페 갈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했어. 수원 집 근처 카페는 주말 오후에 너무 시끄럽고, 마이크 테스트해보니까 냉장고 소리도 좀 들어가더라. 그래서 이어폰 마이크 쓰고, 화면 공유는 미리 켜놓고, 카톡 알림 다 꺼둠. 이거 안 꺼두면 진짜 민망할 뻔했어.

시작 5분 전에 상대분이 접속 못 한다고 채팅 와서 살짝 식은땀 났음. 링크를 내가 너무 성의 없이 보냈나 싶어서 다시 보냈는데, 알고 보니 모바일에서 새 창이 안 열렸던 거더라. 다음부터는 링크랑 같이 “안 열리면 앱에서 붙여넣기” 이런 식으로 짧게 적어두는 게 나은 듯. 설명 길게 쓰면 안 읽히고, 짧으면 또 헤매고, 이 중간이 어렵네.

수업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았어. 내가 말이 빠른 편이라 중간중간 “여기까지 괜찮냐” 물어보면서 갔고, 상대가 헷갈린다고 한 단어는 화면에 크게 써놨더니 그때부터 좀 풀리더라. 온라인은 표정이 잘 안 보여서 이해했는지 아닌지 감이 늦게 오는 게 제일 별로였음. 대신 자료 바로 확대하고, 지난 문제 바로 띄우고, 모르는 건 채팅창에 남겨놓을 수 있는 건 편했어.

끝나고 나서 바로 후기 달아준 건 아니고, 한 시간쯤 뒤에 채팅으로 다음에 또 가능하냐고 왔어. 그거 보고 괜히 베란다 나가서 시든 잎 정리함. 별거 아닌데 기분 좀 풀리더라. 돈보다도 내가 병원 밖에서 쓸모가 있긴 하구나 싶은 느낌? 에휴 이런 거에 위로받는 것도 웃기긴 한데.

해보니까 처음부터 1시간 넘게 잡는 건 별로인 듯. 30분이나 40분짜리로 잡고, 자료는 욕심내서 많이 넣지 말고 한 주제만 가는 게 낫겠더라. 그리고 무료 상담처럼 길게 채팅 받으면 시작 전에 이미 지침. 궁금한 거 세 개 정도만 받고 나머지는 수업 때 보는 식이 덜 헷갈렸어.

다음번엔 예약 시간 전에 접속 안내 문구랑 준비물만 따로 저장해두려고 함. 매번 손으로 치면 빼먹을 것 같아. 나 같은 사람도 해봤으니 온라인 강의가 막 대단한 장비 있어야 되는 건 아닌 듯? 조용한 공간, 화면 공유 익숙한 정도, 그리고 내가 뭘 모르는지 인정하는 마음 이 정도면 첫판은 굴러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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