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보내는 타이밍이 은근 사람 잡네.
요즘 온라인으로 뭐 가르치는 사람들 글 보다 보면 다 비슷한 얘기 하는 거 같음. 결제하고 바로 자료 풀어주면 성의 있어 보일 줄 알았는데, 막상 받아가는 쪽은 저장만 해두고 안 보는 경우 많고, 좀 늦게 주면 괜히 아끼는 사람처럼 보이고. 이게 참 별거 아닌데 신경 쓰이네.
나도 예전에 아는 사람 부탁으로 엑셀 기본 같은 거 몇 번 봐준 적 있음. 거창한 강의는 아니고 화면 켜놓고 같이 눌러보는 정도였는데, 그때도 첫날에 파일을 한꺼번에 보내니까 다음 시간에 뭐가 뭔지 서로 헷갈림. 내가 만든 자료인데도 “이거 몇 번째 거였지” 이러고 있었음. 웃긴 건 받은 사람도 다 봤다고 했는데 막상 열어보면 앞에 두 장만 보고 끝난 느낌이었고.
그 말도 맞긴 함.
자료를 아끼자는 게 아니라 순서를 좀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음. 첫 수업 전에 너무 많이 보내면 기대감보다 부담이 먼저 생기는 거 같고, 수업 끝나고 바로 보내면 그날 피곤해서 묻히는 듯함. 차라리 다음날 오전이나 점심쯤에 “어제 한 거 여기 있음” 이런 식으로 보내는 게 낫지 않나 싶음.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 밤에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출퇴근길에 보는 사람도 있고.
동탄 쪽 카페에서 주차 일 끝나고 앉아있으면 옆자리에서 태블릿 켜고 강의 듣는 사람들 자주 보는데, 다들 영상은 틀어놔도 자료까지 같이 보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 그냥 이어폰 끼고 멍하게 화면만 보는 경우도 많음. 나도 유튜브 강의 저장만 잔뜩 해놓고 실제로 본 건 세 개도 안 됨. 올해 목표 세웠던 것도 그 저장 목록 때문에 망한 기분임. 뭔가 모아놓으면 한 것 같잖아.
그래서 자료는 링크 하나 던지는 것보다, 그날 필요한 것만 짧게 주는 게 낫다고 봄. PDF든 노션이든 구글문서든 뭐든 이름도 너무 멋있게 붙이면 오히려 안 열어보는 느낌 있음. “1주차 자료” 이런 건 나중에 찾기 편하긴 한데, 받는 사람 입장에선 숙제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그냥 날짜랑 주제 정도가 제일 무난한 듯. 지난주쯤 어떤 강의방 보니까 링크 제목을 너무 길게 써놔서 모바일 알림에서 앞부분만 보이던데, 그럼 나 같아도 나중에 봐야지 하고 넘김.
가격 얘기도 그렇고 자료 제공 범위도 그렇고, 요즘은 다들 처음부터 많이 주는 걸 좋아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은 거 같음. 오히려 돈 냈으니 다 받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이 오면 압박된다는 사람도 있고. 운영하는 사람은 가운데서 괜히 눈치 봄.
나 같으면 첫날엔 안내랑 예시 하나만 주고, 실제 자료는 수업 흐름 따라 조금씩 푸는 쪽이 덜 피곤할 듯함. 어차피 한 번에 많이 줘도 사람 머리가 그걸 다 못 받음. 내 머리만 그런가 싶긴 한데, 아마 다 비슷할 거임.
자료 만들 시간보다 보내고 난 뒤에 “이거 봤을까” 생각하는 시간이 더 아까운 날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