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에 덕진공원 쪽 지나가다가 버스킹 하는 팀을 봤음. 퇴근하고 바로 간 건 아니고 마켓 물건 정리하다가 머리 식힐 겸 커피 하나 들고 걸었지. 날도 아직 완전 덥진 않아서 그런가 사람 꽤 모여 있더라.
근데 내가 괜히 안내문만 봄. 노래보다 안내문 먼저 보는 병 걸린 듯함 ㅠㅠ
스피커 옆에 A4 반 접은 거 세워놨는데 QR 하나 있고 밑에 “마음 닿는 만큼 응원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적혀 있었음. 계좌도 같이 있었고. 문구가 막 부담스럽진 않은데, 또 막 눈에 확 들어오진 않더라. 멀리서 보면 QR만 보이고 글씨는 거의 안 보임. 가까이 가야 아, 후원이구나 싶었음.
나도 주말에 마켓 하면서 작은 안내판 세워두는데, 요즘 광고비도 그렇고 뭐든 문구 하나로 반응 갈리는 거 너무 신경 쓰이거든. 음악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가 싶었음. 그냥 “후원 QR”이라고 크게 쓰는 게 나은가? 근데 그럼 너무 돈 얘기 먼저 하는 느낌 나나 싶고.
옆에 있던 젊은 커플은 노래 끝나고 QR 찍더니 한참 보다가 그냥 가더라. 결제앱이 안 맞았는지, 금액 넣는 게 귀찮았는지 그건 모르지. 근데 그 순간 내가 다 아오 싶었음. 안내문에 “커피 한 잔 값도 힘이 됩니다” 이런 말 있으면 오히려 편할까 했는데, 또 그건 약간 압박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
공연 끝나고 박수 치는 분위기는 좋았음. 근데 후원함이나 QR은 아직 다들 살짝 어색해하는 거 같음. 현금 넣는 통은 덜 부담인데 QR은 찍는 순간 뭔가 티 나는 느낌도 있고.
혹시 공연하는 사람들은 문구 어떻게 쓰는 편임? 그냥 짧고 크게 가는 게 제일 나음? 아니면 계좌, QR, 한마디 설명 이렇게 다 넣는 게 나은가. 나는 안내문 길면 안 읽힌다는 쪽으로 기울긴 하는데, 너무 짧으면 또 뭔지 모르고 지나갈 거 같아서 계속 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