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퇴근하고 외주 조금 만지고 나면 밤이 너무 빨리 감. 아 진짜 씻고 앉으면 벌써 12시 넘고, 다음날 또 출근해야 되고. 클라이밍도 시작은 했는데 손가락보다 잠이 먼저 나감. 그래도 요새 하나 바꾼 거는 꽤 괜찮아서 적어봄.
예전엔 배당금이든 환급금이든 중고거래로 들어온 돈이든 그냥 주거래 통장에 다 섞어놨거든. 그러면 이상하게 티가 안 남. 한 3만원 들어와도 점심값 몇 번, 커피 한두 번 하다 보면 없어져 있음. 내가 쓴 건 맞는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 그 느낌.
그래서 이번 달부터 잔돈 통장 하나 따로 만들어서, 1만원 이상 애매하게 들어오는 돈은 거기로 빼놨음. 파킹통장이라고 거창하게 부르기도 뭐한데 그냥 이자 조금 붙는 데다가 둠. 금리는 지난주에 봤을 땐 나쁘진 않았는데 요즘 워낙 자주 바뀌어서 지금도 같은진 모르겠고.
와 근데 이게 생각보다 기분이 좋네.
큰돈 굴리는 사람들은 웃을 수도 있는데, 8천원 1만2천원 이런 거 따로 빠져 있으니까 돈이 안 사라지는 느낌임. 특히 외주비 일부 들어오면 바로 다 쓰지 않고 10퍼 정도만 거기로 보내놓음. 예수금처럼 대기시키는 돈이 생기니까 괜히 주식 앱 들어가서 충동매수도 덜 하게 됨. 예전엔 장 열리면 뭐라도 사야 될 거 같았는데, 요즘은 그냥 하루 이틀 보고 넘김.
내가 해보니 자동이체까지는 좀 피곤하고, 그냥 돈 들어온 알림 볼 때마다 손으로 옮기는 게 더 낫더라. 자동으로 다 빠져나가면 또 내가 통제 못 하는 느낌이 있어서 싫음. 나이 먹어서 그런가 손으로 해야 기억에 남음.
부천역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안 마신 셈 치고 4천원, 점심 좀 덜 쓴 날 6천원 이런 식으로도 넣어봤는데 은근 쌓임. 금액보다 “이건 안 건드리는 돈”이라는 칸이 생기는 게 큰 거 같음. 주식 물려 있는 거 보면서도 최소한 현금칸은 멀쩡하네 싶고.
물론 이걸로 인생 바뀌고 그런 건 아닌데, 요즘처럼 월급도 외주비도 들어오면 바로 흩어지는 느낌일 때는 꽤 쓸만함. 에휴 돈 모으는 게 별거 아닌데 별거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