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에 매장 들렀다가 집 오면 괜히 앱만 켜봄. 코인노래방 쪽은 평일 저녁 매출이 들쭉날쭉하고 세탁소는 날씨 따라 좀 타는 느낌이라 그런가, 숫자 보는 습관만 늘었음.
근데 이게 좋은 건지 피곤한 건지 모르겠네.
예전에는 그냥 한 통장에 다 넣어두고 카드값 빠지고 월세 빠지고 남는 거 보고 “아 이번 달 좀 살았네”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두면 돈이 진짜 어디로 갔는지 감이 안 잡힘. 특히 이직 준비한다고 면접 옷 사고 교통비 쓰고, 중간중간 카페 가서 노트북 펴고 앉아 있으면 한 5천원쯤은 그냥 사라지는 느낌임.
음 그래서 최근에 통장을 좀 나눠봤음. 거창한 건 아니고 매장 운영비, 내 생활비, 세금 낼 돈, 투자용 이렇게만 대충 나눔. 앱에서 통장 이름 바꾸는 거 있길래 그냥 그렇게 적어둠. 이름 붙여놓으니까 손대기 좀 미안해지는 효과가 있긴 하네.
투자용은 예전처럼 막 들어가진 못하겠음. 코인도 주식도 작년부터 봐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루 기분이 계좌 따라가는 게 너무 심함. 나는 무인매장 매출도 매일 확인하는데 거기에 코인까지 흔들리면 하루가 그냥 숫자 구경하다 끝남. 유튜브 알고리즘도 문제임. 한 번 관련 영상 보면 갑자기 다들 올해는 뭐가 간다 이런 식으로 떠서 괜히 손가락 근질거림.
그래서 투자용 통장에 들어간 돈은 바로 매수 안 하고 며칠 그냥 둬봄. 신기하게 하루이틀 지나면 사고 싶던 마음이 좀 줄어들 때가 많음. 그때도 사고 싶으면 소액만 넣고, 아니면 그냥 예금이나 파킹 비슷한 데 둠. 금리는 지난주에 봤을 땐 은행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지금은 또 바뀌었을 수도 있어서 그냥 앱 켰을 때 보이는 선에서만 비교함. 막 엄청 따져보진 못함. 귀찮기도 하고.
현금 비중도 요즘 자꾸 생각남. 예전엔 현금 들고 있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 강했는데, 막상 본업이랑 부업 둘 다 애매하게 흔들리니까 현금이 멘탈값을 해주는 거 같음. 당장 큰돈 벌어주는 건 아닌데, 카드값 날짜 다가올 때 덜 쫄림. 이게 은근 큼.
달서구 쪽은 요즘 밤에 돌아다니면 무인매장도 꽤 많고, 임대 붙은 자리도 종종 보임. 그냥 지나가다 보면 다들 계산기 두드리고 있겠구나 싶음. 겉으론 조용한데 안에서는 다들 통장 쪼개고, 카드값 보고, 현금 얼마 남았나 보고 있겠지.
개인적으로는 재테크가 막 대단한 종목 찾는 것보다 돈이 어디서 새는지 먼저 보는 쪽으로 바뀌는 중임. 나도 아직 잘하는 건 아니고, 배달 줄이겠다고 해놓고 어제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랑 커피 샀음. 그래도 통장 나눠놓으니까 적어도 내가 뭘 못 지키는지는 보이네.
요즘 같은 때는 수익률보다 버티는 구조 만드는 게 먼저일 수도 있겠다 싶음. 말은 이렇게 해도 내일 또 차트 볼 거 같긴 한데. 손가락 조심해야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