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사진만 보고 잡는 거 아직도 맞나 싶음?
요즘 휴직 들어가고 평일에도 좀 굴려보는 중인데, 사진은 진짜 반만 맞는 거 같음. 박스 두 개라 해서 보면 엘베 없는 4층이고, 반대로 사진은 커 보이는데 막상 가면 문앞 넓고 차 세우기 편해서 금방 끝나는 것도 있고.
나는 요즘 사진보다 주소 찍고 주변을 먼저 봄. 정확한 건 아니고 그냥 지도에서 대충. 골목인지, 건물 앞에 잠깐 붙일 데 있는지, 상가 뒤쪽인지 이런 거. 강북 쪽은 골목 한번 잘못 들어가면 빼는 시간이 더 김. 짐 싣는 시간보다 차 돌리는 시간이 더 먹는 날 있음. 이게 은근 멘탈 나감.
특히 박스짐은 박스 크기보다 출발지 문앞 상태가 더 큰 듯. 매장 앞이면 그나마 낫지. 근데 빌라 안쪽, 공동현관 열고 들어가서 계단 조금 있는 구조면 손에 들고 두 번 왔다갔다 해야 함. 사진엔 박스만 예쁘게 찍혀 있으니까 그런 게 안 보임. 나만 그런가.
그리고 비 오는 날은 포장 상태도 보긴 하는데, 나는 바닥부터 생각함. 젖은 박스는 잡는 순간 모양 무너질 때 있어서 좀 겁남. 지난주쯤 저녁에 작은 박스 세 개라 잡았는데, 한 개가 바닥 닿은 쪽이 축축해서 들자마자 흐물거리더라. 그 뒤로는 비 오면 박스가 새 박스인지보다 테이프가 얼마나 감겨 있는지 봄. 사진 확대해서 봄. 별거 아닌데 은근 보임.
대기 시간도 좀 봐야 되는 거 같음. 낮짐은 금액 괜찮아 보여도 담당자 찾는 데 시간 가는 경우 많음. 사무실이면 “잠깐만요” 이거 나오면 바로 10분 녹음. 매장직 했어서 그런지 뭔 느낌인지 알긴 하는데, 내 시간도 같이 녹으니까 애매함. 점심시간 끼면 더 그렇고.
나는 그래서 너무 촉박하게 다음 건 붙이는 거 잘 안 함. 예전엔 욕심나서 30분 간격으로 붙여봤는데, 한 번 밀리면 그날 계속 밀림. 차라리 한 건 끝나고 근처에서 뜨는 거 보는 게 낫더라. 특히 오후 4시쯤부터는 도로가 슬슬 이상해져서, 지도상 18분이 35분 되는 거 그냥 흔함.
금액은 뭐 플랫폼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달라서 말하기 애매한데, 개인적으로는 애매한 골목 들어가는 건 몇천원 더 붙어도 다시 보게 됨. 한 5천원쯤 차이면 그냥 편한 출발지 잡는 게 몸이 덜 갈림. 이게 돈 덜 버는 거 같아도 하루 끝나면 비슷한 느낌임. 기운 남는 게 큼.
또 하나 느낀 건, 사진에 손잡이 있는 쇼핑백 섞여 있으면 좋아 보이는데 그것도 함정 있음. 손잡이 찢어지면 끝임. 차라리 박스가 낫다 싶을 때도 있고. 쇼핑백은 안에 뭐 들었는지 모르니까 기울일 수도 없고, 바닥에 내려놓기도 좀 그렇고. 괜히 조심하게 됨.
요즘은 그냥 잡기 전에 혼자 물어봄. 이거 내가 15분 안에 싣고 나올 수 있나. 도착지에서 바로 내릴 수 있나. 이 두 개만 대충 맞으면 잡고, 둘 중 하나가 흐리면 안 잡는 쪽으로 감. 물론 안 잡고 나면 더 좋은 거 안 뜰 때도 있음. 그럼 또 후회하지.
근데 풀로 굴려보니까 많이 잡는 것보다 덜 꼬이는 게 더 중요한 날이 있네. 특히 모르는 동네 들어갈 때는 사진보다 문앞, 문앞보다 차 댈 곳. 이 순서로 보는 중임. 나도 아직 계속 삽질하면서 배우는 중이라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오늘도 사진 예쁜 짐 하나 넘기고 그냥 근처 짧은 거 잡았음. 몸은 덜 피곤하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