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 보낼 때 첫 문장 다들 어떻게 씀?
나는 이게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요즘 부업 글들 보고 크몽이랑 프리모아 쪽 조금씩 들여다보니까 첫 문장에서 이미 느낌이 갈리는 거 같음. 내가 의뢰하는 입장은 아니고, 그냥 퇴근하고 행사 스태프 뛰면서 짬날 때 프로필 만지는 수준이라 크게 말할 건 없는데, 그래도 보다 보니 보이는 게 있긴 하네.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문의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만 넣었음. 무난하니까. 근데 너무 다 똑같아 보이는 거 아닌가 싶더라. 매장에서도 손님 응대할 때 똑같은 말만 계속하면 사람 얼굴을 안 보게 되거든. 견적도 비슷한가 봄.
요즘은 첫 줄에 바로 상대가 말한 내용 하나를 잡아서 씀. 예를 들면 “상세페이지 수정이 급한 건으로 보여서 일정부터 먼저 봤습니다” 이런 식. 이게 대단한 기술은 아닌데, 적어도 복붙 느낌은 덜 나는 듯함. 내가 봐도 그냥 인사만 있는 것보다 덜 차갑고.
근데 문제는 너무 친절하게 길게 쓰면 또 부담스러움. 나도 글 길어지면 내가 무슨 상담사 된 거 같고... 의뢰자도 바쁜 사람일 텐데 읽다가 나갈 수 있겠다 싶음. 그래서 한두 문장 안에서 “봤다, 가능하다, 확인할 게 있다” 정도만 넣으려고 함. 말은 쉬운데 막상 쓰면 자꾸 장황해짐.
프로필도 비슷한 거 같음. 예전에는 경력 같은 거 앞에 길게 붙였는데, 지금은 의뢰자가 제일 궁금해할 만한 걸 앞에 놓는 쪽이 낫겠더라. “빠릅니다”, “잘합니다” 이런 말보다 어떤 상황에서 뭘 해봤는지 짧게. 숫자는 괜히 부풀리면 찝찝해서 안 씀. 정확히 기억 안 나는 건 그냥 안 적는 게 마음 편함.
가격도 참 애매함. 너무 낮게 쓰면 일이 들어와도 내가 지치고, 너무 높게 쓰면 아무 반응이 없음. 지난주쯤 밤에 사하구 쪽 카페에서 커피 하나 시켜놓고 다른 사람들 서비스 페이지 구경했는데, 비슷한 작업도 금액 차이가 꽤 나더라. 그래서 그냥 최저가 따라가기보다 내가 퇴근 후에 감당 가능한 시간 기준으로 맞추는 게 낫겠다 싶었음. 싸게 받아놓고 잠 못 자면 다음날 매장에서 죽음임.
견적 넣을 때 제일 어려운 건 “내가 이걸 진짜 할 수 있나”보다 “이 사람이 뭘 걱정하고 있나”를 빨리 잡는 거 같음. 급한 일정인지, 결과물이 애매해서 불안한 건지, 돈이 문제인지. 그거 하나만 짚어도 답장이 조금은 덜 건조하게 오는 느낌임. 물론 안 올 때가 더 많긴 함.
수익 인증 글 보면 나도 괜히 힘 나고, 또 한편으론 내 건 왜 조용하지 싶어서 기운 빠질 때도 있음. 그래도 프로필 문장 몇 개 바꾸고, 견적 첫 줄만 덜 기계적으로 쓰는 건 돈 드는 일은 아니니까 해볼 만한 듯. 엄청난 변화는 아니어도 조회만 하고 지나가는 것보단 낫지 않나 싶네요.
오늘도 알림은 조용함. 뭐 그런 날도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