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편의점 자리 하나 봐두고 며칠째 안 누르고 있음. 집에서 걸어가면 한 12분쯤이고 큰길가라서 밤에 완전 외진 느낌은 아닌데, 이상하게 마지막 지원 버튼 앞에서 멈추게 되네.
낮에는 내 일 조금 하고, 주말엔 산 모임 가고, 평일 밤 몇 번만 메우면 생활 리듬이 딱 맞을 줄 알았는데 막상 공고 보니까 머리가 좀 복잡해짐. 시급도 공고에 적힌 건 그냥 평범했고 야간수당이 어떻게 붙는지, 주휴가 실제로 챙겨지는지는 면접 가서 물어봐야 알 거 같음. 숫자만 보고 괜찮네 했다가 나중에 말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가.
음, 내가 제일 먼저 본 건 물류 시간이었음. 예전에 아는 동생이 야간 했을 때 새벽 두세 시쯤 박스 몰려오면 계산대 보면서 정리까지 하느라 정신 없다고 했거든. 이번 공고는 물류 적다고 써 있긴 한데 그 말이 진짜 적다는 건지, 그냥 익숙해지면 한다는 뜻인지는 모르지 뭐. 편의점 공고 문장은 가끔 너무 짧아서 해석을 내가 다 해야 함.
그래서 어제 일부러 그 시간대에 한 번 지나가 봤음. 사장 있는지 알바 있는지 보려고 간 건 아니고 그냥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물 하나 샀다. 새벽은 아니고 밤 11시 좀 넘어서였는데 손님은 계속 띄엄띄엄 들어오고, 담배 찾는 사람이 은근 많더라. 계산대 뒤 공간이 좁으면 그것도 피곤하겠다 싶었음. 손 뻗는 위치, 봉투 놓는 자리, 튀김기 옆 동선 이런 게 생각보다 몸에 남으니까.
또 하나 걸린 건 화장실. 매장 안에 있으면 편한데 외부 건물 화장실 쓰는 데는 밤에 좀 귀찮음. 겨울엔 더 그렇고. 여기 매장은 건물 안쪽 공용 화장실 같은데 정확히는 못 봤음. 이런 걸 면접 때 물어보는 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막상 일 시작하면 계속 걸리니까, 괜히 민망해도 물어볼 생각임.
나는 지원하면 첫날부터 잘할 자신 이런 건 없음. 그냥 내가 버틸 수 있는 조건인지 보려는 쪽에 가까움. 야간은 손님 수보다 리듬이 문제인 듯. 새벽에 잠 깨 있는 게 되는 사람인지, 물류랑 청소랑 계산을 한 번에 놓쳐도 안 무너지는지, 그리고 진상 한 명 왔을 때 다음 손님까지 끌고 가지 않는지.
일단 오늘은 지원 넣고, 면접 잡히면 물류 요일이랑 야간수당 계산 방식, 혼자 근무인지, 폐기 처리랑 청소 범위 정도만 물어보려고 함. 너무 따지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예전엔 그냥 네네 했는데 그러면 결국 내가 헷갈린 채로 시작하더라. 이번엔 좀 무뚝뚝해도 확인할 건 확인하고 들어가는 게 나을 듯.
괜찮으면 평일 두세 번만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는 쪽으로 생각 중임. 부업도 요즘 홍보가 막혀서 진도가 안 나가는데, 밤에 계산대 서 있으면 오히려 머리 비워질까 싶다가도 잠 꼬이면 낮 일까지 무너질 거 같고. 결국 해보기 전엔 모르는 건데, 그 전에 볼 건 보고 가야 덜 억울하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