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무인매장 정리하고 나오면 이상하게 편의점 불빛이 제일 선명하게 보임. 코인노래방 쪽 기계 한번씩 멈추는 거 보고 세탁소 건조기 먼지 비우고 나오면, 그냥 컵라면 하나 먹을까 싶어서 들어가게 되네.
요즘 이직 준비한다고 알바 공고도 같이 보고 있는데, 편의점 야간 쪽을 괜히 더 자세히 보게 됨. 예전에 짧게 해본 것도 있고, 지금은 무인매장 굴리다 보니까 매장 돌아가는 느낌이 눈에 좀 들어오는 듯.
지난주쯤 달서구 쪽 편의점 두 군데 면접 아닌 면접처럼 가봤는데, 생각보다 진짜 봐야 되는 게 진열보다 동선이었음. 카운터에서 담배장, 튀김기, 냉장고, 택배 놓는 자리까지 손이 얼마나 꼬이는지가 은근 큼. 매장 넓어 보여도 카운터 뒤 좁으면 밤에 혼자 있을 때 계속 부딪힘. 손 위치가 크다는 말 왜 나오는지 알겠더라.
그리고 야간은 손님 적은 게 장점처럼 보이는데, 적어서 더 애매한 일도 있음. 한 명 들어오면 오래 머물고, 배달 물건 들어오고, 폐기 보고, 청소하다가 계산 생기고. 막 바쁘다기보다 흐름이 계속 끊기는 쪽. 나는 유튜브 보면서 시간 녹이는 스타일이라 조용한 시간 괜찮겠지 했는데, 일할 때는 그게 또 다르네.
근데 좋았던 건, 한 매장은 사장님이 새벽 물류 시간대를 되게 솔직하게 말해줬음. 몇 시쯤 물건 들어오고, 담배 재고는 언제 맞추고, 커피머신 청소는 어느 타이밍에 하는지. 이런 얘기 듣는 순간 공고 글보다 훨씬 판단 빨리 됨. 그냥 “야간 한가해요”보다 이게 훨씬 믿김. 나도 이쪽 봄.
시급은 공고마다 적힌 방식이 달라서 여기서 뭐라 말하기 애매함. 야간수당 포함인지, 주휴를 어떻게 보는지, 교육 시간은 어떻게 치는지 그냥 면접 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듯. 괜히 혼자 계산기 두드리다가 머리만 아팠음. 그럴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야간 지원할 때 매장 사진만 보고 판단하면 좀 빗나가더라. 편의점은 깔끔해 보여도 뒤쪽 창고가 너무 좁거나, 카운터 안에서 몸 돌릴 공간 없으면 허리랑 어깨가 먼저 느낌 옴. 나는 무인매장 청소하면서도 동선 꼬이면 하루 종일 신경 쓰이는데, 편의점은 거기에 손님 응대까지 붙으니까 더 크게 오는 듯.
그래도 이번에 보고 온 곳 하나는 좀 끌렸음. 사장님 말투도 괜찮고, 매장이 막 새 건물은 아닌데 물건 위치가 이상하게 안정돼 있었음. 이런 거 보면 괜히 기분 좋아짐. 일이라는 게 결국 엄청 대단한 조건보다, 내가 덜 삐걱거릴 수 있는 자리 찾는 거 같기도 하고.
아직 바로 할지 말지는 모르겠음. 본업도 흔들리고 이직도 걸려 있어서 머리 복잡한데, 그래도 새벽 편의점 공고 볼 때 어디부터 봐야 할지 감은 조금 잡힌 느낌임. 불빛만 보고 들어갔다가 이상하게 공부하고 나온 밤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