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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첫 답장 바꿔봄

stillmondayLv.12026년 5월 21일조회 35추천 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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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능마켓 쪽 문의 받으면 이상하게 첫 답장에서 힘을 너무 빼게 됨. 강의 부업도 하고 있으니까 설명하는 버릇이 몸에 배서 그런가, 누가 커리큘럼 제작이나 자료 피드백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길게 씀.

근데 길게 쓰면 꼭 범위가 늘어남.

처음엔 친절하게 말하면 덜 꼬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이 부분도 가능하세요?”가 두 번 세 번 붙고, 내가 이미 말한 것 같은데 상대는 다르게 읽고. 그러다 밤에 수원역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 켜놓고 답장하다가 현타 옴. 밥 먹으러 나간 건데 왜 견적 문장 다듬고 있나 싶고.

배달 단가도 예전 같지 않아서 다른 부업 더 보려고 재능마켓 다시 만지는 중인데, 이러면 시간만 갈리는 거 아닌가 싶었음. 강의는 그래도 한 번 찍어두면 굴러가는 구간이 있는데, 이런 건 문의마다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 좀 애매.

며칠 망설이다가 첫 답장 틀을 확 줄였음.

예전엔 “어떤 방향으로 도와드릴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진행하고” 이런 식으로 썼는데 지금은 그냥 세 가지만 물어봄. 원하는 결과물, 마감 느낌, 참고할 기존 자료 있는지. 가격은 바로 안 던지고, 범위 보고 말한다고 함. 이게 좀 딱딱해 보일까 했는데 오히려 나았음.

그리고 내가 못 하는 것도 첫 줄 근처에 넣음. 예를 들면 상세페이지 전체 기획은 안 하고, 강의 목차나 스크립트 흐름 보는 쪽만 가능하다 이런 식. scope를 좁게 잡는다고 해야 하나. 처음엔 괜히 기회 놓치는 느낌이라 손이 안 갔는데, 막상 써두니까 이상한 죄책감이 줄었음.

샘플도 길게 안 보여줌. 예전 작업 전체를 보내면 상대가 그 안에서 또 다른 걸 기대하는 것 같아서, 이제는 일부만 캡처해서 보여줌. 이것도 지난주쯤 바꾼 건데 문의가 덜 늘어지는 느낌은 있음. 확실한 통계는 아니고 그냥 내 체감.

웃긴 건 답장 시간을 늦춘 것도 도움 됨. 바로바로 답하면 내가 대기 중인 사람처럼 보이나 봄. 밤 11시에 온 건 다음날 오전에 봄. 급하면 다른 분 찾겠지 뭐. 예전엔 그게 무서웠는데, 급한 건 거의 작업도 급하게 굴러가서 나랑 안 맞았음.

아직 견적 말하는 건 어렵다. 특히 “간단히 봐주시면 돼요” 이 말 나오면 머리부터 복잡해짐. 간단한지 아닌지는 열어봐야 알지 않나. 그래서 이제 “간단 검토 기준으로 먼저 보고, 넘으면 다시 말하겠다” 정도로만 둠. 문장도 짧게.

뭐 대단한 운영법은 아닌데, 첫 답장 짧게 하니까 내가 덜 흔들리긴 하네. 문의를 설득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걸러내려고 쓰는 쪽에 가까워진 듯. 이게 맞는 건가 싶다가도, 요즘은 시간값 안 지키면 부업이 아니라 그냥 야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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