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능마켓 글들 보다가 나도 괜히 하나 걸려서 씀.
나는 본업이 매장 쪽이라 하루 종일 폰만 보고 있기가 애매함. 점심시간도 손님 몰리면 그냥 지나가고, 저녁에 집 와서 중고거래 올린 거 확인하고 나면 그제야 외주 맡길 사람 답장 보게 됨. 부업 자동화한다고 썸네일이랑 상품 설명문 같은 거 가끔 맡겨보는데, 이게 생각보다 답장 속도에서 마음이 오락가락함.
지난주쯤에 간단한 상세페이지 문구 다듬는 거 문의했음. 금액은 큰 것도 아니고 커피 몇 잔 값보다 좀 더 되는 정도였던 듯.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너무 광고 냄새 안 나게, 중고거래 물건 설명하듯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거였음. 근데 한 분은 답장이 엄청 빨랐고, 한 분은 반나절 뒤에 왔음. 웃긴 게 빠른 분이 꼭 더 믿음 간다기보다, 늦게 온 분 답장이 더 차분하고 내가 적은 내용 읽은 티가 났음.
여기서 좀 헷갈림.
답장 빠른 건 확실히 편함. 특히 나처럼 쉬는 시간 쪼개서 보는 사람은 바로바로 말 맞춰지면 좋긴 함. 근데 너무 빠르게 “가능합니다 진행하시죠” 이렇게만 오면 또 살짝 불안함. 내 요청을 본 건가, 그냥 복붙인가 싶고. 아 진짜 사람 마음이 왜 이럼.
늦은 분은 “이 문장은 살리고, 앞부분만 줄이면 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해줬음. 별거 아닌데 그 한 줄 때문에 이 사람이 내 물건을 봤구나 싶었음. 결국 그쪽에 맡겼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음. 엄청 대단한 결과물이라기보다, 내가 손대면 괜히 길어지는 걸 딱 덜어낸 느낌. 그런 게 필요했음.
근데 입장 바꿔보면 프리랜서 하는 사람들도 답장 압박 꽤 있겠다 싶음. 문의는 계속 오는데 다 자세히 읽고 답하면 시간 잡아먹고, 대충 답하면 또 티 나고. 매장에서도 손님이 “이거 얼마예요” 물었을 때 그냥 가격만 말하면 차가워 보이고, 이것저것 붙이면 장사하려는 느낌 나고 비슷한가 봄.
나는 요즘 맡길 때 처음 메시지를 좀 짧게 쓰려고 함. 예전에는 배경까지 줄줄 적었는데 그게 오히려 상대를 힘들게 한 듯. 원하는 작업, 분량, 언제까지 필요한지, 참고할 느낌 하나 정도만. 그리고 급하면 급하다고 말하고, 안 급하면 안 급하다고 적어둠. 괜히 “가능하신가요?”만 던져놓고 기다리면 서로 애매함.
작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첫 답장에 전부 설명하려고 안 해도 되는 거 같음. “지금 확인했고, 이 부분 보고 견적 다시 말하겠다” 정도만 와도 나는 마음이 놓임. 바로 결과를 주라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답장이라는 느낌이 있으면 됨. 이게 말로 쓰니까 거창한데 그냥 사람끼리 거래하는 느낌임.
내가 맡기는 쪽이라 쉽게 말하는 건가 싶기도 함. 프리랜서 하는 분들은 이런 거 매일 겪을 테니 더 피곤하겠지. 그래도 재능마켓은 결국 작업물도 작업물인데, 초반 대화에서 이미 반은 정해지는 듯함. 싸게 잘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뭘 어설프게 말했는지 알아듣고 한 번 정리해주는 사람이 오래 기억남.
나도 중고거래할 때 답장 늦으면 팔 물건인데도 괜히 미안함. 에휴, 부업이든 외주든 결국 답장이 일의 반인가 봄. 요즘은 그래서 문의 넣고도 바로 재촉 안 하려고 함. 대신 답이 왔을 때 내 쪽도 질질 끌지 말자, 이 정도 생각함. 말은 쉬운데 퇴근하고 씻고 앉으면 또 까먹음. 그런 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