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역. 대학가로 이어지는 출구 한 쪽에 정체불명의 종이상자가 놓여 있다. 물건이 가득한 상자에는, 무료 나눔을 뜻하는 ‘FREE’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상자에 든 물건의 정체는 한 유명 아이돌 그룹의 앨범 수십장. 심지어 포장 비닐로 뜯지 않은 새 상품이었다. 올해 출시된 해당 앨범 가격은 2만원 수준. 이를 고려하면 상자 하나의 가격만 100만원에 달했다.
언뜻 생각하면 ‘착한 나눔’의 현장. 하지만 실상은 케이팝 산업의 어두운 면을 담고 있었다. 오로지 팬사인회 등 확률형 이벤트 당첨을 위해 수십장을 구매한 뒤, 그대로 버리는 것. 구매 수량만큼 응모 기회가 늘어나는 구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