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쯤 야외 행사 들어갔는데 비가 오다 말다 해서 하루 종일 손만 신경 쓰였음.
우비는 뭐 입으면 되고 신발 젖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손 젖는 게 은근 짜증남. 명찰 만지고, 스티커 붙이고, 입장 팔찌 끼우고, 박스 테이프 뜯고. 손이 축축하니까 다 미끄러짐. 검은 장갑 하나 끼고 갔는데 그것도 반나절 지나니까 안쪽까지 눅눅해져서 그냥 찬 수건 두른 느낌이었네.
아침엔 괜찮았거든. 한 9시쯤 세팅 들어갔을 때는 살짝 흐린 정도라 오늘은 버티겠네 싶었는데, 점심 전에 갑자기 비 오고. 천막 밑으로 사람 몰리고. 물품 박스는 바닥에서 습기 올라오고. 그 와중에 안내판 테이프 떨어져서 다시 붙이는데 손에 물기 있으니까 테이프 끝도 안 잡힘. 이게 뭐하는 건가 싶고.
그래서 다음부터는 얇은 위생장갑 몇 장이랑 면장갑 여분을 따로 넣어야겠다는 생각만 계속 함. 큰 준비도 아니고 그냥 지퍼백 같은 데 넣어두면 되는 거였는데 왜 안 했나 싶음. 젖은 장갑 다시 끼는 게 생각보다 기분이 별로라서. 손끝이 차가워지면 일도 느려지는 듯?
그리고 물티슈도 비 오는 날엔 애매함. 이미 다 젖어 있는데 또 물티슈로 닦는 느낌이라. 차라리 마른 휴지나 키친타월 같은 게 더 쓸모 있었음. 현장에 있긴 했는데 보관 위치가 안쪽 박스라 바쁠 땐 꺼내기도 귀찮고,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고.
나만 이런 거 신경 쓰나 했는데 옆에 있던 분도 손 젖어서 핸드폰 터치 안 된다고 계속 투덜댔음. QR 확인하는 쪽은 더 힘들었을 거 같음. 화면 닦고, 손 닦고, 사람은 밀리고. 비 오는 날은 대기시간보다 손 닦는 시간이 더 긴 거 아닌가 싶었네.
끝나고 관악 넘어오는데 버스에서 손바닥이 쭈글쭈글해져 있더라. 텃밭 흙 만진 날보다 더 지저분한 느낌. 이상하게 행사 끝나면 몸보다 손이 먼저 피곤함. 올해 목표를 현장 덜 가고 리셀 쪽으로 좀 돌려보자 했는데 결국 또 스케줄 비면 행사 넣고 있음. 사람 참 계획대로 안 감.
비 예보 애매한 날은 우비보다 손 쪽을 먼저 챙겨야 되는 듯. 장갑 여분 하나, 마른 휴지 조금, 작은 비닐봉지. 젖은 거 따로 넣을 데 없으면 가방 안에서 냄새도 묘하게 올라옴. 이런 사소한 게 끝나고 집 갈 때 기분 깎아먹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