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랑 인스타 계정 몇 개 굴리다 보니까 요즘 제일 애매한 게 답장 시간인 듯?
콘텐츠 만드는 건 차라리 하겠어. 찍고 자르고 문구 붙이고 예약 걸고. 이건 귀찮아도 손이 가는 일이잖아. 근데 댓글이나 DM 답장은 이상하게 손이 멈춤. 너무 빨리 답하면 내가 하루 종일 폰만 보는 사람 같고, 늦게 답하면 또 식은 느낌 남.
프리랜서라 시간은 좀 있는 편인데, 이게 오히려 독인 듯. 회사 다닐 때는 회의 중이라 못 봤다, 이동 중이었다 이런 핑계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본가 왔다 갔다 하면서 폰 계속 봄. 지하철에서도 보고, 카페에서도 보고, 밥 먹다가도 봄. 근데 바로 답하긴 싫음. 뭔가 급해 보임...
요 며칠은 일부러 답장 시간을 나눠봤음.
오전에 온 건 점심 지나서.
오후에 온 건 저녁 전쯤.
밤에 온 건 다음날 오전.
이런 식으로 해봤는데 또 웃긴 게, 밤 답장은 다음날 오전이 제일 무난한 거 같음. 밤 11시 넘어서 답하면 서로 괜히 대화가 길어지고, 내가 그 시간까지 일하는 사람처럼 굳어짐. 부업이 부업이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상주 직원 됨.
브랜드 계정 하나는 제품 문의가 가끔 들어오고, 하나는 강의 쪽 계정이라 질문이 좀 길게 옴. “이거 초보도 가능함?” 이런 건 금방 답하면 되는데, “제가 지금 이런 상황인데 시작해도 될지” 이런 식으로 오면 답장 하나 쓰는 데 은근 체력 빠짐. 대충 쓰면 성의 없어 보이고, 길게 쓰면 무료 상담 같고. 이 사이가 참 애매함.
그래서 요즘은 답장 문장 몇 개 메모장에 빼놨음. 복붙 티 안 나게 뼈대만.
예를 들면 “지금 단계면 먼저 이거부터 보는 게 나을 듯” 이런 식. 말투만 상황마다 조금 바꿈. 근데 이것도 너무 매끈하면 홍보 계정 냄새 나서 일부러 좀 덜 다듬게 됨. 사람이 쓴 느낌이 오히려 낫나 봄.
또 하나 느낀 건, 답장을 빨리 하는 것보다 일정하게 하는 게 더 나은 거 같음. 하루는 3분 만에 답하고, 하루는 이틀 뒤에 답하면 상대가 더 헷갈릴 듯. 그래서 그냥 내가 보는 시간대를 정하려고 함. 오전 한 번, 저녁 한 번. 딱 이 정도.
문제는 유튜브 알고리즘임. 답장하러 들어갔다가 쇼츠 보고, 릴스 보고, 경쟁 계정 본다고 들어갔다가 갑자기 캠핑 장비 영상 보고 있음. 이게 일인지 회피인지 모르겠네. 통장은 얇아지는데 시간은 녹고 있음.
예약 글도 비슷함. 예전엔 생각날 때 바로 올렸는데, 그러면 반응이 들쭉날쭉해서 이제는 시간대를 좀 맞춰보는 중임. 지난주쯤부터 점심 직후랑 밤 8시대에 나눠봤는데, 아직 뭐라 말하긴 이른 듯. 숫자가 막 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느낌상 밤이 덜 묻히는 정도? 근데 또 밤에 올리면 댓글도 밤에 달리니까 답장 늪으로 들어감.
그래서 지금 생각은 이거임.
예약은 밤에 걸어두되, 답장은 다음날 오전에 몰아서 하기. 급한 문의만 저녁에 짧게 보고. 나머지는 그냥 두기. 읽음 표시가 문제긴 한데, 아예 알림에서만 보고 앱은 안 여는 게 낫나 싶음. 참 별걸 다 전략처럼 생각하게 됨.
부업이라면서 머릿속 점유율은 거의 본업임. 돈은 아직 부업인데 신경은 본업만큼 씀. 이게 제일 억울하네.
그래도 막상 답장 템포 조금만 정해도 덜 끌려다니는 느낌은 있음. 오늘도 오전에 한 번 몰아서 답하고, 오후에는 예약만 만질 생각임. 또 릴스 보다가 한 시간 날릴 수도 있겠지만. 그건 뭐... 내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