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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문구만 따로 빼둠

본가복귀중Lv.12026년 5월 22일조회 31추천 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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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클라이밍 갔다가 손가락 힘 다 빠진 상태로 근처 카페 앉아 있었는데, 아는 동생이 자기 지인 가게 인스타 좀 봐달라 함. 뭐 대단한 건 아니고 댓글이랑 디엠 오는 거 답만 늦지 않게 해달라는 쪽. 나야 이런 거 직접 맡아본 건 별로 없는데 요즘 자동화니 외주니 글만 계속 보다가 괜히 눈에 들어오긴 하네.

처음엔 그냥 알림 뜨면 바로 답하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보니까 비슷한 질문이 계속 반복됨. 가격 물어보고, 예약 되는지 묻고, 위치 어디냐고 묻고. 사람마다 말투만 조금 다르고 내용은 거의 똑같음. 이걸 매번 새로 치고 있으면 손목도 손목인데 머리가 은근 피곤하더라.

그래서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하나 놓고 휴대폰 메모장에 문구를 몇 개로 나눠서 써봄. 너무 가게 직원처럼 딱딱하면 이상하고, 또 너무 친한 척하면 장사 계정 같지가 않아서 중간 맞추는 게 제일 애매했음. “확인해볼게요” 이런 말투도 나는 잘 안 쓰니까 괜히 남의 옷 입은 느낌이고... 결국 짧게 물어본 거에는 짧게, 예약이나 가격처럼 다시 확인 필요한 건 조금 길게. 이 정도로 나눴음.

해보니까 답장이 빨라지는 것도 있는데, 더 좋은 건 덜 흔들림. 밤 10시쯤 집에 와서 원룸 쪽 문자 하나 보고, 인스타 알림도 같이 봤는데 예전 같으면 대충 감으로 답했을 거 같거든. 근데 문구가 있으니까 복붙하고 한두 단어만 바꾸면 됨. 이게 자동화까지는 아니어도 반쯤 외주화 느낌은 나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겠다 싶고 ㅠㅠ

근데 웃긴 건 문구를 너무 잘 만들어두면 또 다 똑같은 사람이 답하는 티가 남. 그래서 마지막에 동네 이름 넣거나, 질문한 단어를 한 번 되받아주는 게 좀 낫더라. “토요일 자리요” 하고 물으면 “토요일은” 이렇게 시작하는 식. 별거 아닌데 덜 기계 같음.

오늘 아침에 보니까 어제보다 놓친 답은 줄었는데, 이거 계속 하려면 시간대를 정해야겠더만. 수시로 보면 하루 종일 폰 붙잡고 있게 됨. 오전 한 번, 저녁 한 번, 밤에는 급한 것만. 이렇게 해볼까 생각 중임. 부업이라고 해도 결국 내 시간이 어디서 새는지 먼저 봐야 되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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