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 물어볼 때 다들 어디까지 먼저 물어보세요? 저는 예전에는 화면 캡처 몇 장 받고 바로 대충 금액 말했는데, 요즘은 그게 더 피곤한 거 같아요.
특히 웹페이지 하나 만든다고 해도 말이 너무 다르잖아요. 그냥 소개 페이지인지, 관리자에서 수정도 돼야 하는지, 결제 붙는지, 회원가입 있는지에 따라 갑자기 일이 커지는데 클라이언트는 처음엔 그냥 “간단한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고요. 간단하다는 말이 제일 안 간단함 ㅋㅋ
저도 개발 외주를 본업처럼 크게 하는 건 아니고, 퇴근하고 몇 건씩만 조심스럽게 보는 편인데요. 회사가 부업 쪽을 좀 예민하게 보는 분위기라 대놓고 크게 벌리진 못하고, 지인 소개나 작은 자동화 스크립트 정도만 받아요. 그래서 더 초반에 말 꼬이면 힘들더라고요. 밤에 성수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 펴고 이야기 정리하다가도, 이게 지금 내가 개발을 하는 건지 상담사를 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요즘은 견적 전에 “원하는 결과물이 뭐냐”보다 “수정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냐”를 먼저 물어보게 되네요. 예를 들면 엑셀 자동화면 파일 양식이 매번 같은지, 컬럼이 바뀌면 누가 손보는지, 오류 났을 때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지 이런 거요. 웹이면 반응형 필요한지, 모바일에서 꼭 맞춰야 하는 화면이 있는지, 관리자 페이지까지 보는지부터요.
근데 이걸 너무 많이 물어보면 또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느낌이 있어요.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데 왜 이렇게 많이 물어보지?” 이런 반응도 있고요. 반대로 대충 받고 시작하면 나중에 “이것도 원래 되는 줄 알았는데요”가 나와서 결국 제 시간만 갈려요. 둘 다 별로네요 ㅠ
저는 그래서 최근에는 처음 답장할 때 견적을 바로 안 쓰고, 대략 범위가 잡혀야 금액이 나올 거 같다고 말해요. 대신 너무 딱딱하게는 안 하고 “지금 설명만 보면 범위가 좀 열려 있어서요” 정도로요. 그리고 화면이나 예시 파일 있으면 먼저 달라고 합니다. 녹화 있으면 제일 편하긴 하던데, 다들 그 정도로 준비해주는 건 아니고요.
금액도 참 애매한 게, 작게는 몇 만원짜리 스크립트부터 시작해도 수정 응대까지 들어가면 사실 남는 게 별로 없거든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높게 말하면 바로 읽씹이고요. 지난주에도 간단한 쇼핑몰 수정이라길래 봤더니 테마 구조 뜯어야 하는 거라 그냥 안 받았어요. 인스타 마켓 쪽 만져본 게 있어서 대충 감은 오는데, 괜히 받았다가 주말 OTT 시간까지 날릴 거 같아서요.
다들 초반 질문을 어느 정도까지 하세요? 화면, 예시, 수정 범위, 납기 이 네 개는 거의 고정으로 묻는 편인데 이 정도면 충분한 건지 모르겠네요. 너무 캐묻는 사람처럼 보이긴 싫고, 그렇다고 말 안 맞아서 밤마다 추가 수정하는 것도 이제 좀 질려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