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 도구를 하나씩 사다 보니까 집에 박스가 계속 쌓임. 동탄 집 베란다가 거의 택배 임시창고처럼 돼서 좀 그렇다. 원두도 괜히 두 봉씩 사고. 매출은 들쭉날쭉한데 장비만 늘어남. 이게 맞나 싶고.
지난주쯤 강의용 짧은 촬영이 있어서 공간을 하루 빌렸음. 하루라기보단 세 시간. 그냥 집에서 찍으면 되지 않나 했는데 배경이 너무 생활감 있음. 식탁 뒤에 밥솥 보이고, 창문 쪽은 빛이 이상하고. 결국 스페이스클라우드랑 에어비앤비 비슷한 쪽 몇 개 뒤지다가 경기 남부 쪽 작은 스튜디오 잡았는데, 사진만 보고 고르면 좀 애매하긴 하네.
사진은 밝고 깨끗한데 실제로 가면 냄새가 남아있는 공간이 있음. 담배 냄새 이런 건 아니고, 방향제랑 이전 팀이 먹은 음식 냄새가 섞인 느낌. 막 못 있을 정도는 아닌데 촬영할 때 혼자 계속 신경 쓰임. 향이 진하면 머리도 살짝 아프고. 강의 찍을 때는 말이 길어지니까 더 그랬음.
이게 후기에도 잘 안 보이더라. 조명 좋다, 주차 편하다, 호스트 답 빠르다 이런 건 많은데 냄새 얘기는 거의 없음. 근데 막상 들어가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게 그거임. 공간 온도랑 냄새. 조명보다 먼저 옴.
그리고 환기 가능 여부가 생각보다 큼. 창문이 있는지, 열리는지. 그냥 창문처럼 보이는데 고정창인 곳도 있고, 지하 느낌 나는 데는 환풍기만 있는 경우도 있었음. 사진으로는 구분 잘 안 감. 전에 한 번은 창문 있는 줄 알고 갔는데 블라인드 뒤가 그냥 장식 같은 창이라서 좀 허탈했음. 내가 제대로 안 본 것도 있겠지 뭐.
가격은 시간당으로 보면 괜찮아 보여도 청소비나 기본 이용시간 붙으면 느낌이 달라짐. 한 시간만 쓰고 싶은데 최소 두 시간, 세 시간부터인 곳 많고. 뭐 운영하는 입장에선 이해됨.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근데 이용자 입장에선 촬영 40분 하려고 세 시간 잡는 게 약간 아까움. 그래서 그냥 여유 있게 가서 세팅하고,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대본 다시 보고 그러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는 게 낫더라.
소음도 봐야 함. 이건 진짜 운인가. 평일 낮이면 조용할 줄 알았는데 옆방에서 뭔가 공사 비슷한 소리 나서 중간에 녹음 끊었음. 영상은 어떻게 되는데 음성이 애매함. 노이즈 제거하면 되지 싶어도 강의 말투가 좀 납작해짐. 내가 예민한 건가 싶다가도, 돈 내고 빌린 시간이니까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 남.
주차 포함 여부는 이미 많이들 보는 거 같은데, 건물 주차인지 근처 공영주차장인지도 차이가 있음. 장비 조금이라도 들고 가면 5분 거리도 꽤 길다. 삼각대 하나, 조명 하나, 노트북 가방 들면 갑자기 운동 됨. 엘리베이터 없는 3층이면 더 그렇고.
요즘은 예약 전에 메시지로 몇 가지만 물어보게 됨. 환기 가능한지, 전날 음식 촬영 있었는지까지 묻는 건 좀 오버인가 싶어서 안 묻는데, 향 강한 디퓨저 있는지는 물어본 적 있음. 답이 애매하면 그냥 다른 데 봄. 서로 귀찮은 거보다 낫지.
공간 빌리는 것도 결국 사진보다 실제 감각이 남는 듯. 냄새, 소리, 온도, 동선. 이런 건 써놓기 애매해서 그런가 후기에 잘 안 남는데, 막상 이용하면 제일 오래 기억남. 다음엔 그냥 집 근처에서 좀 덜 예쁜데 환기 잘 되는 데로 잡을까 생각 중임. 예쁜 배경도 좋은데 세 시간 내내 코가 신경 쓰이면 답이 없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