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끝나고 바로 집 가면 잠이 안 와서 부평 쪽 공유작업실 한 번 더 써봤음. 예전에 낮에 갔을 땐 사람도 좀 있고 택배 박스 접는 소리, 전화하는 소리 섞여서 정신 없었는데 새벽 가까운 시간엔 완전 다른 느낌이네.
나야 뭐 쉬는 날 쿠팡플렉스 하고, 집에 잡동사니랑 박스 쌓이는 게 싫어서 가끔 이런 데 기웃거리는 편임. 이번엔 중고로 팔 물건 몇 개 정리할 것도 있고, 차 안에 굴러다니던 완충재도 좀 빼야 해서 예약해봤지 뭐. 앱에서 시간 단위로 잡는 식이었고 가격은 한 시간에 만원 안팎이었던 듯. 지난주 기준이라 지금은 모르겠음.
좋았던 건 책상이 넓고 콘센트가 가까웠던 거. 별거 아닌데 이런 게 은근 중요함. 집 식탁에서 테이프 붙이면 밥 먹을 자리도 없어지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으면 허리 바로 옴 ㅋㅋ 작업실은 그냥 펼쳐놓고 한 번에 치우니까 마음이 좀 덜 복잡하긴 하네.
근데 완전 편하기만 한 건 아니고, 건물 입구 찾는 게 살짝 애매했음. 무인이라 그런가 안내 문자는 오는데 막상 밤에 가면 간판 불이 약해서 여기 맞나 싶음. 엘리베이터도 조용해서 혼자 타고 올라가는데 괜히 뻘쭘하고. 나는 이런 거 별로 안 무서워하는 편인데도 새벽엔 좀 그렇긴 하더라.
주차는 건물마다 다를 텐데 내가 간 데는 짧게 세우는 건 괜찮았고 오래 세우면 돈 나가는 구조였음. 그래서 짐 먼저 내리고 차는 근처 빈 데로 뺐음. 부평 쪽은 밤에도 은근 자리 없을 때 있어서 이게 제일 귀찮음. 공유공간이 편해도 짐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순간부터 그냥 운동임.
냉난방은 괜찮았고, 물티슈랑 커터칼 같은 건 비치돼 있었는데 테이프는 거의 끝물이라 내 거 들고 가길 잘했다 싶었음. 이런 소모품은 있는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는 듯. 누가 쓰고 안 채워놓으면 끝이니까. 나는 이제 이런 데 갈 땐 테이프, 가위, 네임펜은 그냥 차에 넣어둠.
요즘 공유창고나 작업실이 동네마다 조금씩 생기는 거 같은데, 막 대단한 절약 느낌은 아니고 집 좁은 사람한테 숨통 트이는 정도인가 봄. 매일 쓰면 돈 아깝고, 한 달에 한두 번 짐 정리하거나 택배 몰아서 보낼 때는 괜찮네. 특히 집에서 혼자 뒤적거리다 보면 괜히 라면 끓이고 딴짓하는데, 돈 내고 시간 잡아놓으니까 빨리 끝내고 나가게 됨 ㅋㅋ
끝나고 근처 김밥집에서 우동 하나 먹고 들어왔는데 그게 더 기억남. 공유경제고 뭐고 결국 내 허리 덜 아프고 집 덜 어질러지는 값이라고 생각하면 가끔은 쓸 만한 듯. 매번은 아니고 진짜 가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