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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원고가 더 어렵네요

지방러Lv.12026년 5월 20일조회 18추천 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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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배달 끝나고 집에 들어오니까 11시가 좀 넘었는데, 씻고 나서 바로 자면 될 걸 또 노트북을 켰네요. 요즘 제가 뭐 대단한 책을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전에 일하면서 겪은 얘기랑 혼밥하면서 생각난 것들 조금씩 묶어보려고 했거든요.

근데 이게 긴 글보다 짧은 글이 더 사람을 잡네요.

처음에는 전자책이라고 하면 분량이 좀 있어야 되는 줄 알았어요. 괜히 100쪽은 넘어야 누가 돈 주고 보지 않나 싶고요. 그러다 보니 목차만 커지고, 쓰다 말고, 또 목차 바꾸고... 올해 목표를 너무 크게 잡은 게 여기서도 티가 나네요. 벌써 반쯤 포기 모드입니다.

지난주쯤에 다른 분들 올린 거 보니까 짧은 원고를 먼저 나눠서 올리는 식도 있던데요. 꼭 처음부터 완성본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15쪽이든 20쪽이든 주제 하나만 잡아서 작게 파는 식이요. 저는 이게 좀 현실적으로 보여서 따라 해볼까 했어요. 배달 쉬는 시간에 커피 한 잔 놓고 읽을 정도면 오히려 부담이 덜할 수도 있겠다 싶고요.

문제는 가격이네요.

너무 싸게 하면 내가 쓴 시간이 좀 허무하고, 너무 올리면 이걸 누가 사나 싶고요. 한 3천원, 5천원 사이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막상 결제 버튼 앞에 세워놓는다고 생각하면 손이 잘 안 가네요. 저는 아직 이름 있는 사람도 아니고, 글 잘 쓴다는 말을 들어본 것도 별로 없어서요. 그냥 사는 얘기 적는 사람인데 돈을 붙인다는 게 괜히 민망합니다.

그래도 하나 느낀 건 있어요. 샘플을 너무 많이 풀면 본문 살 이유가 줄고, 너무 조금만 보여주면 또 아무도 안 눌러볼 거 같아요. 이 중간이 제일 애매하네요. 저는 앞부분 두세 쪽만 보여주면 되나 했는데, 막상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어떤 톤으로 끝까지 가는지 모르니까 불안할 수도 있겠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첫 장 하나랑 중간 문단 조금 섞어서 보여주는 쪽을 생각 중이에요. 실제로 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뉴스레터도 잠깐 봤는데, 그건 꾸준함이 더 무섭네요. 매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벌써 숨이 막혀요. 저는 비 오는 날 배달량 늘면 집에 와서 글이고 뭐고 그냥 라면 끓여 먹고 눕거든요. 그런 사람이 주간 발행을 한다? 말은 쉬운데 몸이 안 따라줄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짧은 원고 하나를 완성해서 올려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네요. 대단한 수익보다, 누가 한 명이라도 읽고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해주면 다음 걸 쓸 힘이 생길 거 같아서요. 물론 막상 올리면 조회수만 보고 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겠죠. 나이 먹어도 그런 건 별로 안 무뎌지네요.

글 쓰는 것도 결국 배달 앱 켜는 거랑 비슷한가 싶어요. 오늘 많이 벌겠다 마음먹고 나가도 콜이 안 붙는 날이 있고, 별생각 없이 나갔는데 괜찮은 날도 있고요. 원고도 너무 큰 기대 걸면 금방 지치는 듯해요. 작게 써서 작게 내보고, 안 되면 또 고치고... 말은 이렇게 하는데 제가 제일 못 하는 방식이긴 합니다.

혹시 짧은 원고 먼저 팔아보신 분들은 샘플을 어느 정도로 두셨나요. 저는 지금 샘플이랑 가격에서만 며칠째 빙빙 돌고 있네요. 쓰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게 참 사람 피곤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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