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샘플 원고를 어제 밤에 폰으로 다시 열어봤는데, 컴퓨터에서 봤을 때랑 느낌이 꽤 다르네요. 저는 보통 집에서 노트북으로 쓰고 마지막에 PDF로 뽑아보는데, 막상 사는 사람은 폰으로 먼저 볼 확률이 더 크잖아요. 특히 카톡으로 샘플 던져주거나 링크로 미리보기 보내면 거의 폰에서 열어볼 텐데, 이걸 제가 너무 대충 생각했더라고요.
글자는 분명 11포인트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폰에서는 줄이 빽빽해 보이고, 문단도 한 덩어리처럼 보여서 읽는 쪽에서 숨이 막힐 듯했어요. 그래서 어제는 문단을 좀 쪼개고, 샘플 첫 장에 목차 전체를 길게 넣는 대신 실제 본문 일부를 앞으로 당겨봤거든요. 목차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 샘플에서 목차만 잔뜩 보이면 뭔가 메뉴판만 보고 밥은 못 먹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요.
저는 블로그 글도 애드센스 때문에 계속 보긴 하는데, 거기도 비슷하더라고요. 제목 보고 들어온 사람이 초반에 “아 이거 내가 찾던 얘기네” 싶어야 조금 더 읽고, 아니면 그냥 나가요. 전자책 샘플도 똑같이 느껴졌어요. 괜히 첫 부분에 작가 소개 길게 넣고 왜 이걸 썼는지 설명하다가 정작 필요한 내용이 뒤로 밀리면, 그 사이에 마음이 식는 거 같아요. 아 진짜 써놓고 보면 다 아는 얘기인데 만들 때는 왜 그렇게 욕심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요즘 임대료 인상 통보 받고 나서 수익 쪽을 다시 보게 돼서 그런가, 작은 파일 하나도 괜히 계산하게 돼요. 블로그는 월 50만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이라 생활비 보태는 정도고, 전자책이나 뉴스레터는 아직 크게 벌었다기보다 테스트에 가깝거든요. 그래도 샘플 반응을 보면 확실히 감이 조금 와요. 지난주쯤 지인 몇 명한테 같은 원고를 두 가지 버전으로 보내봤는데, 목차 먼저 보낸 쪽보다 본문 예시를 먼저 보여준 쪽이 질문이 더 구체적으로 왔어요. “이 뒤에 이런 내용도 있냐” 이런 식으로요.
그게 구매 의사인지 그냥 예의상 물어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읽히긴 한 거잖아요.
그리고 PDF 파일 이름도 은근히 신경 쓰이던데요. 예전에는 그냥 sample.pdf 이런 식으로 뽑았는데, 폰에 저장하면 뭐였는지 바로 안 보이니까 나중에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목이랑 샘플 표시만 짧게 넣었어요. 별거 아닌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덜 헷갈릴 거 같았어요. 쿠팡 로켓 주문할 때도 상품명 애매하면 나중에 배송 온 거 보고 이게 뭐였지 싶을 때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원고 파일에도 있네요.
가격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샘플만 따로 팔아볼까 하다가 괜히 애매해서 그냥 무료로 돌렸고, 본편은 너무 낮게 잡으면 또 내가 지치니까 한 5천원쯤부터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근데 이건 분야마다 달라서 제 말이 맞다는 건 아니고요. 저는 광주 서구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놓고 원고 고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너무 싸게 잡으면 또 마음이 삐뚤어질 거 같더라고요. 에휴, 쓰는 것도 일인데 파는 건 또 다른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