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체험단 신청할 때 예전처럼 그냥 제품 좋아 보이면 누르는 식으로 안 하게 됨. 블로그 키워드 좀 보다가 습관이 이상하게 붙어서 그런가, 신청 페이지 열어놓고도 먼저 검색창부터 켜게 되네.
아 진짜 처음엔 나도 원고료 있냐 없냐만 봤거든. 있으면 좋은 거고 없으면 제품값이 괜찮은지 보고. 근데 몇 번 해보니까 원고료보다 더 피곤한 게 글 요구사항이었음. 사진 몇 장, 움짤 몇 개 이런 건 그러려니 하는데 문구가 너무 고정돼 있거나 제목 방향까지 빡세게 잡혀 있으면 쓰는 시간이 확 늘어남. 그럼 원고료가 있어도 괜히 애매해짐.
지난주쯤 배송형 하나 봤는데 제품은 괜찮아 보였음. 가격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한 2만원대였나. 근데 키워드가 너무 세더라. 이미 상위 글들 다 오래된 블로그거나 리뷰 수 많은 곳이라 내 블로그가 끼기엔 좀 답답한 느낌. 예전 같으면 “그래도 제품 받으니까” 하고 넣었을 텐데 요즘은 그냥 넘김. 글 하나 쓰는 데 기운 빼고 조회수도 애매하면 남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와 근데 반대로 별 기대 안 한 체험단이 괜찮았던 적도 있음. 동네 근처 카페 방문형이었는데, 큰 키워드는 아니고 지역명+메뉴 느낌으로 잡히는 데라 검색량이 엄청난 건 아니어도 글이 묻히진 않았음. 원고료는 없었고 음료랑 디저트 정도였는데, 사진 찍기도 편하고 사장님도 막 요구 안 해서 글이 되게 빨리 나왔음. 이런 건 오히려 블로그에 자연스럽게 쌓이는 느낌이 있어서 나쁘지 않더라.
요즘 내가 보는 건 대충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말이 있는가” 이거임. 너무 광고 문장만 떠오르면 안 씀. 체험단 글도 결국 내 블로그에 남는 글인데, 내가 평소에 안 쓰는 말투로 꽉 채우면 나중에 보면 좀 민망함. 특히 제목부터 너무 판매글 같으면 클릭이 생겨도 체류가 짧아지는 느낌? 이건 그냥 내 블로그 기준이라 정확한 건 아닌데, 그런 글은 유입이 들어와도 다음 글로 잘 안 넘어가는 듯했음.
키워드도 너무 큰 것만 보니까 지치더라. 네이버에서 자동완성 뜨는 거 몇 개 보고, 비슷한 글들이 최근에 올라오는지만 가볍게 봄. 무슨 툴까지 켜서 숫자 다 맞추면 좋긴 한데 매번 그러면 체험단 하나 고르다 하루 다 감. 갭이어 하면서 부업처럼 해보겠다고 시작했는데, 이게 또 일처럼 굴러가면 금방 질림...
요새는 신청 전에 글 쓰는 장면이 머리에 그려지는지만 봐. 사진 어디서 찍을지, 첫 문단에 무슨 얘기 할지, 내가 진짜 써봤다는 말이 나올지. 이게 안 그려지면 제품이 좋아도 손이 안 감. 체험단이 공짜 같아도 결국 시간 쓰는 거라서, 내 블로그랑 안 맞는 건 그냥 안 받는 게 나은 날도 있네요.
근데 또 막상 안 넣으면 아쉬움. 좋은 건 빨리 마감돼 있고, 뒤늦게 보면 “아 저건 할걸” 싶고. 그래서 요즘은 밤에 팟캐스트 틀어놓고 신청 목록 한 번 훑다가, 너무 고민되는 건 그냥 다음날 다시 봄. 다음날 봐도 괜찮아 보이면 넣고, 별 감흥 없으면 안 넣음. 기준이 엄청 대단한 건 아닌데 이러니까 글 쓸 때 덜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