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대리 콜 좀 보면서 느낀 건데, 자리 너무 욕심내면 오히려 피곤만 쌓이는 거 같음.
나는 원래 퀵 타다가 요즘 시간 남아서 이것저것 보는 중인데, 낮에는 배달 좀 하고 밤에는 대리 앱 켜놓고 흐름 보는 날이 있거든. 수원 쪽이라 인계동, 영통, 광교 이쪽 왔다 갔다 하는데 처음엔 그냥 번화가 가까이 붙으면 되는 줄 알았음. 사람 많고 술집 많으면 콜도 많겠지 뭐 이런 단순한 생각.
근데 막상 있어보니까 차 댈 데 없고, 화장실 애매하고, 잠깐 뭐 먹기도 불편한 자리는 오래 못 버티겠더라. 콜 하나 잡겠다고 골목 안에서 계속 빙빙 돌면 기름도 그렇고 정신이 먼저 닳음ㅋㅋ
지난주쯤 인계동에서 한 시간 넘게 붙어 있었는데 콜은 보이는데 죄다 방향이 애매했음. 짧은 건 너무 짧고, 긴 건 도착지가 내가 다시 돌아오기 애매한 데고. 그러다가 그냥 조금 떨어진 큰길 쪽 편의점 근처로 빠졌는데 거기서 오히려 하나 잡힘. 대기 자리라는 게 무조건 중심에 박는 게 답은 아닌 듯.
생각보다 크네 싶은 게, 콜 잡기 전 대기 컨디션임.
예전엔 대기 시간이 돈 안 되는 시간이라 무조건 줄여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냥 대기 중에 내가 덜 흔들리는 자리가 나은 거 같음. 커피 한 잔 사놓고 앉을 수 있거나, 차 세워도 눈치 덜 보이거나, 콜 안 떠도 20분은 버틸 수 있는 자리. 이런 데가 은근 오래 감.
그리고 첫 콜은 너무 멀리 튀는 거보다 방향 맞는 짧은 게 마음 편하긴 함. 물론 콜비가 좀 아쉽긴 한데 첫 콜부터 외곽으로 빠져서 다시 빈손으로 들어오면 그게 더 허무함. 나도 몇 번 괜히 욕심냈다가 돌아오는 길에 배달앱 켜고 치킨집 앞에서 멍때림. 내가 손님인지 기사인지 모르겠는 상태...
택시 하시는 분들도 비슷한 얘기 하던데, 손님 많은 자리보다 내가 빠질 길이 있는 자리가 낫다고. 그 말이 대리에도 좀 맞는 듯. 특히 밤에는 차선 바꾸기 빡센 데나 유턴 애매한 데 있으면 콜 떠도 반응 늦어짐. 앱만 문제가 아니라 몸이 반응을 못 함.
요즘은 그냥 내가 아는 편한 자리 두세 군데만 정해놓고, 30분 넘게 죽으면 과감하게 옮기는 식으로 보는 중임. 너무 자주 움직이면 그건 또 돈 새는 느낌이라 애매하고. 한 번 옮길 때도 다음 자리에서 최소 한동안 있을 생각으로 가는 게 낫더라.
대기비니 수수료니 정확한 건 앱마다 바뀌는 거 같아서 말하기 그런데, 결국 내가 실제로 남기는 건 콜비 숫자만 보고 되는 게 아닌 듯함. 돌아오는 시간, 기름, 졸림, 배고픔 이런 거 다 빼면 괜찮아 보이던 콜도 별거 아닌 날 있음.
오늘도 밤에 잠깐 켜볼까 하다가 일단 밥부터 먹어야겠음. 배달앱에 돈 쓰는 사람이 배달 뛰고 대리 보는 게 좀 웃기긴 한데, 통장 보면 웃을 때가 아니라서 뭐라도 해야지 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