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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붙여넣기 전에 한번 멈춤

july_jayLv.12026년 5월 27일조회 41추천 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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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장사 끝나고 한숨 돌리는데, 단골 아주머니가 반찬 주문표를 카톡으로 보내주셨어요. 손글씨 사진이랑 엑셀 파일이 같이 왔는데, 그게 좀 묘하더라고요. 사진에는 오이무침 2팩, 멸치볶음 1팩 이런 식이고, 엑셀에는 이름이랑 전화번호만 쭉 들어가 있고요.

원래 같으면 그냥 엑셀 열어서 빈칸에 메뉴 넣고 수량 넣고 했을 텐데, 어제는 괜히 한번 멈췄네요. 요즘 여기 글 보면서 원본 따로 두는 얘기 많이 봐서 그런가 봐요. 별일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한 번 꼬이면 내가 나중에 뭐 보고 맞췄는지 기억이 안 나거든요.

그래서 파일 받자마자 바로 이름부터 바꿨어요. 원본은 그대로 두고, 작업본 뒤에 날짜랑 제 이름 비슷하게 붙여놓고요. 뭐 대단한 자동화는 아니고 그냥 습관 하나 바꾼 건데 생각보다 크네 싶었어요.

처음엔 엑셀에 그대로 입력하려다가, 손글씨 사진이랑 대조하는 게 은근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특히 ‘진미채’인지 ‘진미’인지 대충 적힌 거, 또 ‘두부조림’ 옆에 숫자가 1인지 7인지 헷갈리는 거요. 이런 게 사무 일도 똑같겠다 싶었네요. 입력 자체보다 입력 전에 보는 시간이 더 길어요.

저는 장사하면서 주문표나 재료비 같은 거만 만지는 편인데, 그래도 데이터 입력 부업 얘기 보면 왜 샘플 확인을 먼저 하라는지 이제 좀 알겠더라고요. 양식이 맞는 줄 알고 시작했는데 중간에 열 하나 밀려 있으면 그때부터 손이 느려져요. 그럴 수 있음.

어제도 전화번호 있는 열 옆에 메모 칸 하나 만들고, 확실한 건 바로 넣고 애매한 건 그냥 비워뒀어요. 예전 같으면 감으로 채웠을 텐데, 그러면 나중에 꼭 다시 묻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장사도 그렇고 입력도 그렇고, 감으로 빠르게 한 게 두 번 일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중간에 카쉐어링 정산표도 같이 열어놨는데 (요즘 이거 손익이 맞나 보고 있거든요), 엑셀 창이 세 개쯤 켜지니까 정신이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주문표 작업본만 남기고 나머지는 닫았어요. 별거 아닌데 창 줄이는 것도 일이네요. 화면에 많으면 내가 바쁜 줄 착각해요.

다 넣고 나서 바로 저장하지 않고, 이름순으로 한번 정렬했다가 다시 원래 순서로 돌려봤어요. 혹시 빠진 줄 있나 보려고요. 그러다 한 줄에 수량이 없고 메뉴만 들어간 걸 발견했네요. 그거 그냥 넘겼으면 포장할 때 또 물어봤을 거예요. 손님한테 확인 카톡 보내니 “아 그건 2개요” 하고 바로 답 오더라고요.

이런 거 해보면 자동화도 결국 원본이랑 기준이 깨끗해야 편한 거 같아요. 매크로나 RPA 같은 건 아직 남의 얘기 같긴 한데, 최소한 파일 이름 바꾸고 원본 남기고 애매한 건 메모로 빼는 정도는 저 같은 사람도 바로 되네요.

끝나고 보니 20분이면 될 줄 알았던 게 40분 가까이 걸렸어요. 근데 다시 고치는 시간은 거의 없었으니 그게 더 나았던 듯해요. 빠르게 입력하는 사람들 보면 손이 빠른 것도 있겠지만, 시작 전에 뭘 안 건드릴지 정해놓는 게 더 큰가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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