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올리는 게 제일 애매하네.
강의 PDF랑 노션 템플릿 같이 묶어서 팔아보려고 몇 달째 만지작거리는데, 막상 상세페이지에 샘플을 얼마나 보여줘야 할지 모르겠음. 너무 조금 보여주면 뭐가 들었는지 감이 안 오고, 또 많이 보여주면 굳이 안 사도 될 거 같고. 이게 참 사람 피곤하게 함.
나는 원래 강의 자료 만들던 버릇이 있어서 설명을 자꾸 길게 씀. 강의 듣는 사람한테는 맥락이 중요하니까 앞에 왜 이게 필요한지, 어디서 막히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주절주절 붙이게 되는데 상품 페이지에서는 그게 또 답답해 보이나 봄. 지난주에 지인 하나한테 보여줬더니 “아저씨 강의계획서 같아” 이러네 ㅋㅋ
틀린 말은 아니라서 더 짜증남.
요즘 보는 사람들은 일단 화면으로 훑고, 자기한테 맞는지 바로 판단하는 거 같음. 특히 노션 템플릿이나 굿노트 속지 같은 건 설명보다 첫 화면 느낌이 더 큰 듯. 강의 PDF는 그래도 목차랑 일부 페이지가 중요하긴 한데, 그것도 너무 빽빽하게 보여주면 공부할 마음이 먼저 꺾이는 느낌이 있음. 내가 봐도 그럼.
어제 밤에 고양이 밥 주고 나서 노트북 다시 켰는데, 상세페이지 첫 문장을 세 번 바꿨음. “이 자료는…”으로 시작하면 너무 딱딱하고, “수업 준비가 막막할 때…” 이런 식으로 쓰면 또 광고문 같고. 결국 그냥 “자료 만들 때 매번 처음부터 다시 하느라 시간 쓰는 사람한테 맞음” 비슷하게 써놨는데 이것도 모르겠다. 말이 짧으면 불친절하고 길면 장사꾼 같고.
샘플도 처음엔 8장 정도 넣었다가 지금은 4장으로 줄였음. 표지 하나, 목차 하나, 실제 내용 두 장. 근데 표지는 빼도 되나 싶고. 표지는 예쁘게 만든다고 만든 건데, 구매 결정에 큰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겠네. 오히려 목차랑 실제 페이지가 더 믿음 가는 거 같기도 함. 나만 그런가.
가격도 애매함. 디지털 파일은 원가가 안 보이니까 비싸다 싸다 기준이 사람마다 너무 다름. 내가 몇 주 붙잡고 만든 건데도 만 원 넘기면 괜히 눈치 보이고, 너무 낮추면 또 내 시간이 우습고. 한 9천원대가 마음은 편한데 플랫폼 수수료 생각하면 또 김 빠짐. 정확한 수수료는 요즘 바뀌었을 수도 있어서 말은 못 하겠고, 아무튼 빠지고 나면 생각보다 남는 게 그렇게 시원하진 않음.
그래도 하나 느낀 건 있음. 샘플을 숨기는 것보다, 보여줄 부분을 좀 골라서 보여주는 게 낫긴 한 거 같음. 예전엔 아까워서 흐리게 처리하고 일부만 잘라서 올렸는데, 내가 봐도 답답했음. 뭘 사라는 건지. 차라리 한두 장은 제대로 보여주고, 나머지는 목차나 구성으로 감을 주는 쪽이 덜 불안한 듯.
근데 또 너무 친절하게 다 보여주면 무료 자료 보는 느낌 남. 이 선이 진짜 어렵네 ㅠ
유튜브도 요즘 구독자 제자리라 그런가, 뭘 내놔도 괜히 자신감이 줄어듦. 영상은 영상대로 반응이 조용하고, PDF는 PDF대로 샘플 고민하고, 노션은 또 화면 캡처 예쁘게 잡아야 하고. 천안 집 근처 카페 가서 해볼까 하다가 커피값만 쓰고 올 거 같아서 그냥 집에서 함. 고양이는 키보드 옆에 누워 있고 나는 썸네일 색만 바꾸고 있고.
디지털 상품은 만들 때보다 보여줄 때가 더 어려운 거 같음. 내용이 없으면 당연히 안 되지만, 내용이 있어도 첫 화면에서 설득 못 하면 그냥 지나가니까. 나도 남의 상품 볼 때 그렇게 하면서 막상 내가 팔려니 서운함. 사람이 참 자기중심적임.
일단 이번엔 샘플 4장, 설명 짧게, 후기 없으면 사용 전후 예시 비슷한 걸 하나 넣어볼까 함. 후기는 없는 걸 있다고 할 수는 없으니 그냥 내가 만든 전 자료랑 정리된 뒤 자료 정도. 이게 정보인지 홍보인지 경계가 또 애매하긴 한데, 적어도 구매자가 파일 열었을 때 뭐가 나오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아 진짜 첫 문장 하나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네. 내용보다 문 앞에서 더 오래 서 있는 느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