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근처 카페에서 아는 동생이랑 잠깐 만났는데, 그 친구가 요즘 문서 교정 쪽 부업을 알아보고 있다길래 같이 얘기 좀 들었어요. 원래 설문앱이나 리워드앱만 하던 친구라서 저도 그냥 “맞춤법 봐주는 거 아니야?”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얘기 들어보니 생각보다 경계가 애매하더라고요.
처음엔 대학원생 논문 초안 같은 걸 띄어쓰기랑 문장만 봐주는 건 줄 알았대요. 근데 의뢰 내용을 보면 문단 흐름도 봐달라, 제목도 다듬어달라, 표 안에 있는 문장도 자연스럽게 바꿔달라 이런 식으로 조금씩 늘어난다네요. 그럼 이게 교정인지, 윤문인지, 거의 재작성인지 헷갈리지 않나요?
카페에서 노트북 열어놓고 예시 파일을 하나 보여줬는데, 진짜 빨간 줄 긋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한 문장이 세 줄씩 이어지고, 주어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문장도 있고, 같은 단어가 한 문단에 계속 반복되고... 이걸 “가볍게 봐주세요”라고 하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난감할 듯했음. 괜히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돈 얘기는 하기 애매해지는 구조 같아요 ㅠ
그 친구가 지난주쯤 봤다는 글에는 A4 한 장에 몇 천원 이런 식으로 적힌 것도 있었다는데, 그게 그냥 맞춤법만 보는 기준인지 문장 손질까지 포함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옆에서 보니까 가격보다 먼저 범위를 말로 못 박는 게 더 중요해 보였어요. “맞춤법만 볼게요”랑 “문장 흐름까지 볼게요”는 체감 노동이 아예 다르니까요.
웃겼던 건, 본인은 교정이니까 빨간펜처럼 틀린 데만 고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하다 보면 “이 문장 자체가 무슨 뜻이지?”에서 멈춘대요. 그럼 의뢰인한테 다시 물어봐야 하는데, 답이 늦게 오면 작업도 밀리고. 이게 부업이라도 생각보다 커뮤니케이션이 많나 봐요.
저는 옆에서 듣다가 워드 변경 내용 켜고 작업한 파일이랑, 수정 반영한 깨끗한 파일을 따로 주면 그나마 덜 헷갈리지 않겠냐고 했어요. 근데 그것도 파일 두 개 만들고 확인하는 시간이 들잖아요. 한글 파일은 또 버전마다 모양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던데, 이런 건 해본 사람만 아는 피곤함인가 싶었네요.
문서작성 쪽은 막 대단한 자격증보다도, 내가 어디까지 해줄 건지 선을 잘 잡는 사람이 오래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친절하게 다 고쳐주면 다음에도 그 정도를 기본으로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기계적으로 보면 의뢰인이 실망할 수도 있고요.
혹시 이런 교정이나 문서 다듬기 부업 해본 분들은 처음 받을 때 범위를 어떻게 말하나요? 맞춤법, 문장 수정, 구성 손보기 이런 걸 따로 나눠서 얘기하는 편인지 궁금하네요. 저는 그냥 옆에서 들은 입장인데도, 이거 은근 사람 성향 많이 타는 일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