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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끝나고 메모가 은근 남네요

절약중독Lv.12026년 5월 23일조회 16추천 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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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녁에 동네 강아지 산책 한두 건씩 맡아보는데, 처음엔 그냥 줄 잡고 한 바퀴 돌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해보니까 산책보다 산책 전후 말이 더 길어요. 물은 얼마나 마셨는지, 변은 봤는지, 다른 강아지 보면 흥분하는지 이런 걸 계속 기억해야 하네요.

저는 원래 메모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유튜브 찍는다고 이것저것 적는 습관 들이다 보니 그게 여기서도 좀 도움이 됐어요. 산책 끝나고 바로 카톡에 “몇 시 출발, 몇 시 도착, 소변 두 번, 변 한 번, 중간에 큰 개 보고 잠깐 멈춤” 이런 식으로 남기니까 보호자분 반응이 확실히 낫더라고요. 너무 길게 쓰면 또 제가 일기 쓰는 사람 같아서 ㅋㅋ 그냥 사실만 짧게요.

사진도 은근 고민돼요. 처음엔 귀여우니까 막 찍었는데, 막상 보내려니 배경에 사람 얼굴이나 차 번호판 걸릴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발이랑 리드줄, 잔디 쪽으로 한 장 정도만 찍어요. 강아지가 신나 보이면 그걸로 충분한 듯해요. 괜히 예쁘게 찍겠다고 멈춰 세우면 애도 싫어하고 저도 땀나고요.

한 번은 보호자분이 “오늘 좀 천천히 걸었나요?” 하시길래 생각해보니 그날 제가 커피를 진하게 마셔서 괜히 제 페이스로 걸었나 싶었어요. 홈카페 한다고 원두 바꾸고 나서 사람이 좀 빨라졌나 봐요... 그 뒤로는 초반 5분 정도는 강아지 걸음 보는 편이에요. 냄새 오래 맡는 애는 그냥 기다려주는 게 맞는 거 같고, 계속 끌고 가면 산책이 아니라 출퇴근길 같아지네요.

가격은 동네마다 너무 달라서 뭐라 말하기 애매한데, 저는 처음엔 낮게 받았다가 이동시간 생각하니 좀 손해 느낌이 났어요. 왕복 20분 넘으면 산책 30분이어도 내 시간은 거의 한 시간이더라고요. 그래도 집 근처로 잡으면 퇴근 전에 머리 식히는 느낌도 있고, 승진 얘기 듣고 기분 가라앉았던 날엔 오히려 강아지랑 걷는 게 덜 씁쓸했어요.

다만 쉬운 부업이라고만 보면 좀 다르긴 해요. 날씨, 목줄 상태,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 갑자기 뛰는 오토바이 이런 게 다 변수라서요. 저는 요즘 산책 가방에 물티슈랑 여분 봉투, 작은 물병은 그냥 넣어둬요. 별거 아닌데 없으면 꼭 그날 필요하더라고요. 이런 거 챙기다 보면 제가 강아지 돌보는 건지 제 정신 챙기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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