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배민커넥트만 하다가 요즘 산책 돌봄도 조금씩 받아보고 있음. 해운대 쪽이라 그런가 아파트 단지도 많고, 강아지 키우는 집도 꽤 보이는데 막상 처음 연결 잡는 건 생각보다 쉽진 않네. 배달은 그냥 켜고 움직이면 되는데 이건 신뢰가 먼저라 그런지 시작부터 좀 막히는 느낌이 있음.
지난주쯤에 낮 시간 산책 한 번 맡았는데, 작은 말티즈였음. 처음엔 30분이면 그냥 동네 한 바퀴 돌고 사진 몇 장 찍으면 되겠지 했는데 아니더라. 강아지마다 걷는 속도도 다르고, 냄새 맡는 자리도 정해져 있고, 갑자기 멈춰서 한참 보는 것도 있음. 나는 괜히 시간만 보고 걷다가 애가 좀 불편해 보이면 어쩌나 싶어서 속도를 맞추게 됐음.
음, 개인적으로는 산책 자체보다 끝나고 남기는 기록이 더 신경 쓰였음. 사진도 그냥 예쁜 컷만 찍는 게 아니라 물 마셨는지, 배변했는지, 다른 강아지 만났을 때 반응 어땠는지 이런 걸 적게 되더라. 처음엔 너무 길게 쓰면 오버 같나 싶었는데, 보호자 입장에서는 그게 오히려 안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들었음. 나 같아도 내 강아지 맡겼으면 “잘 다녀왔음” 한 줄보다 오늘 컨디션이 어땠는지가 궁금할 듯.
비 온 뒤 산책은 좀 애매했음. 바닥이 젖어 있으니까 발 닦는 거까지 봐야 하고, 흙 묻은 데 피해서 다니느라 동선이 꼬임. 해운대 쪽은 바람도 갑자기 세게 불 때 있어서 작은 애들은 겁먹는 느낌도 있었고. 그래서 그날은 원래 생각한 코스보다 짧게 돌고 대신 천천히 쉬는 시간 좀 줬음. 이런 판단을 내가 해도 되나 싶긴 한데, 무리해서 시간 채우는 게 더 이상한 것 같았음.
금액은 앱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 달라서 정확히 말하긴 그렇고, 내가 봤을 땐 한 번 맡으면 커피값 몇 잔 정도 느낌이었음. 막 크게 벌린다기보다는 주말에 빈 시간 하나 채우는 정도. 배민처럼 바로바로 수익이 찍히는 맛은 덜한데, 대신 몸이 덜 급하고 이상하게 마음은 좀 차분해짐. 물론 강아지가 잘 따라와준 날 기준임. 갑자기 줄 당기거나 다른 개 보고 흥분하면 땀 남 ㅋㅋ
근데 홍보가 진짜 어렵긴 하다. 프로필에 뭐라고 써야 믿음이 갈지도 모르겠고, 사진을 너무 꾸미면 또 광고 같고. 그냥 “시간 잘 지킴, 산책 후 기록 꼼꼼히 남김” 이런 식으로 적어놨는데 이게 맞나 모르겠음. 후기 하나 쌓이는 게 중요한데 첫 후기가 제일 어렵다는 말이 딱 맞는 듯.
그래도 한 번 해보니까 이쪽 부업은 대충 하면 바로 티 나는 일이긴 한 것 같음. 강아지가 말을 못 하니까 더 조심하게 되고, 보호자도 사진이랑 메모에서 사람 성격을 보는 느낌임. 산책길에 그냥 걷는 줄 알았는데 은근히 관찰하는 일이 많네. 다음에 맡으면 사진은 3장 정도만 깔끔하게 찍고, 메모는 너무 감성 말고 실제로 궁금할 만한 것 위주로 남겨볼 생각임. 산책 끝나고 집 가는 길에 괜히 OTT 켜기 전에 그날 강아지 이름 한 번 더 떠오르는 게 좀 신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