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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포스기 괜히 봐줌

동네맛집러Lv.12026년 5월 21일조회 20추천 0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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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는 형님이 작은 분식 비슷한 거 시작하면서 중고 포스기 산다고 해서 옆에서 같이 봐줬는데, 내가 괜히 한마디 보탠 게 아직도 찝찝함. 나는 그냥 단기 알바하면서 계산대 몇 번 만져본 정도인데, 화면 켜지고 영수증 나오면 되는 거 아니냐고 대충 말했지.

당근에 올라온 거였고 가격도 새 거보다 훨씬 싸 보였음. 프린터까지 포함이라길래 괜찮네 싶었는데, 막상 가져와 보니 카드단말기랑 연동이 애매하고, 프로그램은 예전 가게 명의로 깔려 있고, 메뉴 수정하는 것도 뭔가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음. 판매자는 자기는 모르고 쓰던 사람한테 받아온 거라 했다고 함.

아오, 그때 바로 물렀어야 했는데 이미 차에 싣고 와버렸고, 형님은 개업 준비로 정신없으니까 그냥 어떻게든 쓰려고 하더라. 옆에서 보니까 설치 기사 한 번 부르는 값이랑 프로그램 새로 잡는 값이 붙으니 처음에 아낀 돈이 별 의미 없어짐. 지난주쯤 얘기 들었을 땐 영수증 프린터도 종이 폭이 안 맞아서 또 주문했다던데 지금은 어찌 됐나 모르겠네.

웃긴 건 기계 자체가 완전 고장 난 건 아니었음. 그래서 더 미련이 남더라. 켜지긴 켜지고, 화면도 멀쩡하고, 버튼 누르면 소리도 나니까 사람 마음이 “조금만 손보면 되겠지” 쪽으로 감. 근데 가게 장비는 그런 게 아니었나 봄. 명의, 프로그램, 카드사 쪽, 영수증, 메뉴판까지 줄줄이 엮여 있더라고.

나는 옆에서 텃밭 물 주듯이 천천히 보면 되겠지 했는데 장사는 오픈 날짜가 있으니 기다려주질 않음. 결국 급해서 새 장비 쪽으로 다시 알아보고, 중고는 창고 구석에 밀어놨다 함. 에휴, 돈보다 시간 까먹은 게 더 컸지.

혹시라도 중고 장비 볼 일이 있으면 전원 켜지는지만 보지 말고 실제 결제까지 되는지, 초기화 되는지, 프로그램 넘겨받을 수 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게 맞는 듯. 말은 쉬운데 막상 싸게 나온 거 보면 눈이 흐려짐. 나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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