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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끝난 뒤가 은근 남네

sleepydeveloperLv.12026년 5월 20일조회 13추천 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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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하고 집 가다가 타임스퀘어 쪽 말고 조금 안쪽 골목으로 돌아갔는데, 카페 앞에서 기타 치는 사람 둘이 있더라. 막 큰 무대 이런 건 아니고 의자 몇 개 놓고, 스피커 하나 세워두고, 앞에 작은 팻말 있는 정도.

강아지 산책 시간 애매해서 원래 바로 들어가려 했는데 한 곡만 듣자 싶어서 서 있었음. 근데 이게 웃긴 게, 노래 자체도 좋았지만 사람들 움직임 보는 게 더 재밌었음. 처음엔 다들 그냥 지나가다가 후렴 나오니까 한두 명 멈추고, 커플 하나가 음료 들고 서고, 어떤 분은 영상 짧게 찍고 감.

예전엔 버스킹이면 그냥 현장에 있는 사람이 돈 좀 넣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끝난 뒤에 남는 게 더 큰 거 같음. 그 사람들도 노래 끝나고 바로 다음 곡 안 가고, 인스타인지 유튜브인지 QR 붙여둔 거 살짝 말하더라고. 막 영업 느낌은 아니었고 “곡 올려둔 데 있어요” 정도라 부담은 없었음.

옆에서 보니까 현금 넣는 사람은 거의 없고, 계좌나 QR 쪽 보는 사람이 더 많았음. 나도 솔직히 현금 안 들고 다닌 지 오래라... 이런 건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제 기본으로 준비해야 하나 봄. 근데 또 너무 큼직하게 후원해달라 이런 느낌이면 좀 식을 거 같고, 적당히 보이는 데 놓는 게 나아 보였음.

시간대도 은근 중요해 보였음. 내가 본 건 아마 8시 반쯤? 퇴근길 끝물이라 사람들 급한 느낌이 조금 빠진 시간이었음. 7시 초반이면 다들 지하철 타러 뛰어다니고, 10시 넘으면 동네 민원 걱정도 있을 거 같고. 작은 공연은 곡 실력보다도 자리랑 시간 때문에 분위기가 갈리는구나 싶었네.

그리고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앞에 앉아서 끝까지 보는 사람보다 잠깐 멈췄다가 나중에 폰으로 찾아볼 사람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거. 영상 찍고 바로 가는 사람들. 그걸 좋게 봐야 하는지 애매하긴 한데, 그래도 아예 안 남는 것보단 나은 듯.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박수 받는 것도 좋지만, 다음날 조회수나 팔로우로 이어지는 게 더 현실적인 보상일 수도 있겠다 싶었음.

나도 요즘 중고거래 리셀 쪽 첫 매출 찍고 나니까 괜히 이런 수익 흐름이 눈에 들어옴 ㅋㅋ 직접 공연할 일은 없지만, 뭔가 작은 판에서 돈이 생기는 구조는 비슷한 느낌이라. 물건도 그냥 올린다고 팔리는 게 아니라 사진, 시간, 설명, 채팅 응대 다 맞아야 하잖아. 공연도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 자리 잡기, 소리 크기, 끝나고 남길 링크, 다시 찾아볼 이유 이런 게 같이 가는 거 같음.

다만 너무 계산적으로 보이면 그 맛이 죽는 것도 맞음. 어제 그 사람들은 딱 경계가 괜찮았음. 노래는 노래대로 하고, 끝나고 “혹시 기억나면 여기 있어요” 이 정도. 그래서 나도 집 와서 한 번 검색해봤음. 이름이 흔해서 맞는 계정인지는 모르겠는데 한참 찾아봄 ㅠㅠ

작은 공연 해보는 사람 있으면 현장 수익만 보지 말고 끝나고 사람들이 뭘 들고 가는지도 봐야 할 듯. 노래 제목 하나든, 짧은 영상이든, 계정 이름이든. 막 거창한 브랜딩 이런 말까지는 모르겠고 그냥 기억에 남는 조각 하나.

어제는 그게 후렴 한 줄이었음. 지금도 살짝 맴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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