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기 알바 틈틈이 보면서 퀵이랑 화물 쪽 단가를 같이 보고 있는데, 이게 그냥 많이 뛰면 되는 일이 아니더라. 예전엔 콜 뜨면 무조건 잡는 사람이 이기는 줄 알았는데, 막상 계산해보면 이동거리랑 대기시간이 더 큼. 울산 남구 쪽에서 움직이면 공단 방향이랑 시내 방향이 느낌이 꽤 다르네.
나는 아직 공무원 시험 준비도 같이 하고 있어서 하루를 통째로 빼긴 애매함. 오전에 공부 좀 하고, 점심 지나서 두세 시간 움직일 수 있으면 그때만 보는 식임. 근데 이게 애매한 시간대라 그런지 콜이 딱 좋게 맞는 날도 있고, 그냥 앱만 들여다보다 끝나는 날도 있음. 이럴 거면 공부나 더 할걸 싶다가도 또 한 건 잘 잡히면 커피값은 벌었네 싶고.
지난주쯤 보니까 짧은 퀵은 단가가 괜찮아 보여도 실제로는 픽업하러 가는 시간이 문제였음. 10분 거리라고 떠도 신호 걸리고 주차할 데 찾고 하면 금방 20분 넘어가잖아. 그러면 한 5천원쯤 더 줘도 별 차이 없는 듯? 반대로 화물 쪽은 건당 금액은 좀 커 보이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그게 또 사람 지치게 함. 차 안에서 멍하니 있는 것도 체력 쓰는 일이더라.
나는 그래서 요즘은 거리보다 동선 먼저 보는 편임. 남구에서 북구로 올라갔다가 다시 남구로 내려오는 식이면 괜찮은데, 한쪽으로 확 빠져버리면 다음 콜 잡기가 참 애매함. 이게 맞나? 싶어서 몇 번 해보니까 결국 내가 아는 길, 익숙한 상권 안에서 움직이는 게 마음은 제일 편했음. 돈 조금 더 준다고 낯선 데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데 시간 다 쓰면 별 의미 없더라.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선 머리도 생각보다 중요함. 퀵이나 화물 잠깐 한다고 해도 계속 앱 보고, 위치 보고, 금액 비교하고, 시간 계산하고 그러면 집에 와서 책이 잘 안 들어옴. 젊을 때야 그냥 밀어붙였을 텐데 이제는 저녁에 눈이 먼저 감김.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 목표를 크게 안 잡음. 딱 기름값 빼고 밥값 정도 남으면 됐다, 이 정도로 낮춰놓으니까 덜 흔들리는 듯.
서울 올라갈 일 있을 때 한강에서 가끔 뛰는데, 그때도 비슷한 생각 들더라. 뛸 때 처음부터 속도 올리면 금방 퍼지고, 천천히 가도 오래 가는 게 결국 낫잖아. 부업도 그런 거 같음. 단가 높은 거 하나 잡겠다고 무리하다가 다음 날 리듬 깨지면 손해임. 특히 나처럼 시험 준비 같이 하는 사람은 더 그런 듯.
앱은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를 테니 뭐가 낫다 말하긴 어렵고, 나는 그냥 두세 개 켜놓고 비교만 함. 어떤 날은 퀵이 낫고 어떤 날은 화물이 낫고, 또 비 오면 분위기가 확 바뀌고. 오늘도 오후에 잠깐 나갈까 했는데 바람이 좀 애매해서 고민 중임. 나가면 뭔가 하나는 잡을 거 같은데, 안 나가면 그 시간에 영어 단어라도 외우겠지 싶고.
근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함.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콜 하나만 뛰고 올까 싶고, 막상 밖에 나가면 집에 가서 공부해야 하는데 싶음. 그래도 요즘은 이쪽저쪽 단가 보면서 내 시간값 생각하는 습관은 생긴 거 같음. 그냥 얼마 벌었다보다, 이 시간에 내가 덜 지치고 다음 일도 할 수 있나 그게 더 중요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