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첫 매출 찍고 나서 괜히 차를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됨. 원래도 차 상태 보는 편이긴 한데, 돈이 들어오고 나니까 갑자기 먼지 하나가 크게 보임. 카쉐어링 앱에 올려둔 사진이랑 실제 상태가 너무 다르면 좀 찝찝하잖음.
그날도 해운대 쪽에서 대여 끝나고 반납 알림 와서 밤에 잠깐 내려갔음. 시간이 한 10시 반쯤이었나. 바닷바람 맞아서 그런지 차 옆면에 소금기 같은 뿌연 자국이 살짝 있었고, 운전석 발매트에는 모래가 조금 들어와 있었음. 막 더럽다까지는 아닌데 다음 사람이 타면 아 이 차 관리 대충 하나 싶을 정도? 이 애매한 선이 제일 귀찮음.
처음엔 그냥 물티슈로 실내만 닦고 끝내려 했음. 트렁크에 물티슈랑 작은 돌돌이, 쓰레기봉투 넣어둔 게 있어서 대충 5분이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열어보니까 컵홀더에 작은 영수증 접힌 거 하나 있고 뒷좌석에 머리카락 몇 개 보이고, 그러면 또 눈에 밟힘. 괜히 시작했나 싶었음.
그래도 실내는 그럭저럭 금방 끝남. 문제는 외부였음. 밤에 세차장 가기엔 귀찮고, 다음 예약은 다음날 오후라 시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근데 다음날 아침에 내가 늦잠 자면 또 그대로 나가야 함. 주말에 OTT 보다가 새벽까지 가는 인간이라 아침 약속은 믿을 게 못 됨.
결국 집 근처 셀프세차장 갔음. 늦은 시간이라 사람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있더라. 다들 왜 그 시간에 세차함. 나랑 똑같이 미루다가 온 건가.
기본으로 물 뿌리고 폼 살짝 하고 헹구는 정도만 했는데도 시간 훅 감. 막 광내고 이런 건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는 찝찝함 없애는 수준. 비용은 카드 찍은 거 보니까 한 5천원 조금 넘었던 듯한데 정확히 기억 안 남. 세차장마다 다르니까 뭐. 중요한 건 돈보다 체력임. 밤에 세차하고 집 올라오면 이상하게 배고픔.
이게 카쉐어링 호스트 해보니까 제일 애매한 게 큰 고장이나 큰 사고보다 이런 작은 관리인 듯함. 차가 엄청 깨끗해야 한다기보다, 다음 사람이 탔을 때 방금 누가 신경 썼네 정도만 느껴지면 되는 거 같은데 그 선을 맞추는 게 은근 일임. 너무 빡세게 하면 남는 게 없고, 너무 대충 하면 후기에서 바로 티 날 거 같고.
그래서 요즘은 반납 확인할 때 세 가지 정도만 봄. 실내 냄새, 발매트, 외부에 티 나는 얼룩. 이렇게 쓰면 또 무슨 기준 세운 사람 같네. 사실 그냥 문 열었을 때 내가 찝찝하면 하는 거임.
첫 매출 찍고 나서는 다음엔 예약을 더 받는 게 맞나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예약 늘리는 것보다 내 루틴 만드는 게 먼저인 듯함. 차 확인하는 시간, 세차하는 타이밍, 소모품 사두는 거 이런 거. 돈 들어오면 기분은 좋은데 그 뒤에 따라오는 자잘한 손이 있음.
그리고 밤 세차는 생각보다 별로임. 조명 아래서는 깨끗해 보였는데 다음날 낮에 보니까 앞유리에 물자국 남아 있었음. 허무함. 그래도 다음 대여 전에 한 번 더 닦고 보냈고 별말 없었으니 된 거지 뭐.
이번 주는 그냥 반납 다음날 오전에 보는 걸로 해보려고 함. 내가 그 시간에 일어날 수 있냐가 문제긴 한데. 알림을 두 개 맞춰놨음. 하나는 진짜 알림이고 하나는 양심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