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자책 상세페이지들 보다가 괜히 샘플 위치만 눈에 들어오네. 내가 책을 사려는 사람도 아닌데 자꾸 앞부분 눌러보고 있음. 이상하게 표지보다 샘플이 먼저 궁금할 때가 있더라.
어제도 저녁 먹고 고양이 밥 챙겨주고 나서, 커피 한 잔 들고 크몽 쪽이랑 다른 판매 페이지들 좀 봤음. 내가 뭐 대단히 분석하는 사람은 아니고 그냥 남들은 어떻게 해놨나 보는 정도. 근데 샘플을 너무 아래에 둔 건 확실히 손이 덜 가는 느낌이 있었음. 썸네일 보고 제목 보고 가격 보고, 그다음 바로 내용 맛을 좀 봐야 마음이 움직이는데 한참 내려야 나오면 중간에 그냥 닫게 되네요.
전자책은 종이책이랑 다르게 만져보는 맛이 없잖아요. 그래서 샘플이 약간 첫인상 대신하는 거 같음. 말투가 나랑 맞는지, 문장이 너무 뻣뻣한지, 괜히 내용만 부풀린 건 아닌지 이런 게 앞 몇 장에서 티가 나는 편이라. 나도 예전에 뭐 하나 작게 만들어볼까 하고 목차만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목차보다 샘플 한 장이 더 솔직할 때가 있더라.
근데 또 너무 많이 보여주면 불안한 마음도 이해는 감. 특히 분량 짧은 전자책이면 더 그렇지. 전체가 40쪽 안팎인데 샘플을 8쪽 주면 이거 너무 퍼주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도 예전 같으면 아까워했을 듯. 돈 받고 파는 건데 미리 너무 보여주면 손해 아닌가, 그런 생각부터 했을 거임.
근데 요즘 보는 느낌으론 안 보여줘서 안 팔리는 쪽이 더 아까운 거 같기도 해. 특히 정보성 전자책은 제목이 비슷비슷해서, 샘플에서 사람 냄새가 좀 나야 기억에 남는 듯. “이 사람은 진짜 해본 얘기를 하네” 싶은 부분이 한두 줄이라도 있으면 그게 꽤 크더라. 반대로 문장이 전부 너무 매끈하면 오히려 멈칫함. 너무 광고지 같아서.
나는 샘플을 꼭 앞부분만 줘야 하나도 요즘 좀 헷갈림. 앞부분이 인사말이나 배경 설명으로 길면 재미가 없고, 중간에 실제 예시 있는 장을 살짝 보여주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지 않나 싶음. 물론 흐름이 끊기면 이상하니까 설명을 조금 붙여야겠지만. “이런 식으로 본문이 흘러갑니다” 정도만 보여줘도 보는 입장에서는 감 잡기 좋았음.
상세페이지 순서도 은근 영향 있나 봐요. 표지, 한 줄 소개, 누가 보면 좋은지, 바로 샘플. 나는 이 정도가 제일 편했음. 후기나 제작자 소개는 그 뒤에 있어도 되지 않나 싶고. 너무 처음부터 내가 얼마나 오래 준비했는지 나오면 약간 부담스러움. 물론 그 노력은 알겠는데, 사는 사람은 일단 내 문제에 맞는지부터 보니까.
가격은 진짜 모르겠다. 지난주에 봤을 땐 작은 PDF도 몇 천 원대부터 몇 만 원대까지 너무 넓어서 기준 잡기 어렵던데, 샘플이 괜찮으면 비싸다는 생각이 조금 줄긴 했음. 반대로 싼데도 샘플이 없으면 손이 안 감. 묘하지.
부천 쪽 동네 카페에서도 가끔 노트북 펴놓고 이런 거 구경하는데, 옆자리 젊은 분들이 텀블벅 얘기하는 걸 들은 적 있음. 리워드보다 상세 설명이 더 어렵다고 하더라.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었음. 글 파는 일은 결국 글로 믿음을 줘야 하는데, 그 글이 또 너무 꾸민 글이면 안 믿기는 게 참 어렵네.
요즘 애드센스 몇 푼 들어온 거 보고 신나서 이것저것 다시 들여다보는 중인데, 전자책도 결국 “조금 보여주고 믿게 하는 일” 같음. 다 보여줄 필요는 없고, 숨기기만 해도 안 되고. 그 중간이 제일 어려운 듯. 샘플 한 장 위치 바꾸는 게 뭐 별거냐 싶다가도, 보는 사람 입장으로 돌아가면 별거 맞는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