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주차면 하나가 애매하게 남아서 한동안 고민했음. 내가 차를 매일 쓰는 것도 아니고, 낮에는 거의 비어있는데 그냥 두자니 좀 아깝고. 그렇다고 아무나 들였다가 문제 생기면 그게 더 피곤할 거 같아서 계속 미뤘지.
특히 우리 건물이 막 넓은 주차장도 아니고, 출입구가 좁은 편이라 큰 차 들어오면 한 번에 못 빼는 구조임. 예전에 택배차랑 입주민 차가 살짝 엉킨 적 있었는데 그때 한참 전화 돌리고 기다린 기억이 있어서 아오, 그 뒤로 주차 관련된 건 괜히 조심하게 됨.
처음엔 그냥 동네 카페에 올릴까 했는데 너무 공개적으로 쓰는 것도 찝찝했음. 주소를 자세히 쓰기도 애매하고, 가격을 얼마로 해야 하는지도 감이 안 왔음. 주변 월주차 보니까 다 제각각이고, 실내냐 실외냐 차이도 크고, 기계식은 또 따로고. 나는 그냥 건물 앞 지정면 비슷한 느낌이라 비싸게 받기도 뭐하고 싸게 받으면 관리가 더 귀찮을 거 같았음.
그래서 일단 아는 사람 통해서 먼저 물어봤음. 같은 동네 사는 지인이 출퇴근용으로 낮 시간만 필요하다고 해서 며칠 시험삼아 대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확인할 게 많더라. 차 번호는 당연히 받아야 하고, 주차 가능한 시간도 말로만 하면 나중에 흐려짐. 평일 낮만이라고 했는데 주말에 한번 세워두면 그걸 뭐라고 해야 하나 싶고.
나는 그래서 그냥 메모장에 조건 적어서 카톡으로 보냈음. 평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밤샘은 안 됨, 다른 차로 바꿀 때는 미리 말하기, 연락 안 되면 바로 빼달라고 할 수 있음 이런 식으로. 계약서까지는 아니고 서로 말 바뀌지 않게 남겨둔 정도임. 돈은 한 달 단위로 받되 첫 달은 짧게 해보기로 했고, 금액은 동네 시세보다 좀 낮게 잡았음. 정확히 얼마라고 쓰긴 그런데 커피 몇 번 값 수준은 아니고, 그렇다고 월주차장 가격만큼도 아님.
와 근데 막상 해보니까 돈보다 신경 쓰이는 게 동선이었음. 우리집 강아지 산책 나갈 때 보통 밤 10시쯤 내려가는데, 그 시간에 차가 삐딱하게 들어와 있으면 괜히 짜증남. 하루는 선 안쪽으로는 들어왔는데 문 열 공간이 좁아서 옆 차주가 한마디 했나 봄. 그 뒤로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긴 했는데, 이것도 내가 너무 빡빡하게 구는 건가 싶었음.
그래도 한 달 해보니 아예 못 할 건 아니었음. 다만 처음부터 장기로 받는 건 좀 별로 같음. 사람 스타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6개월 이런 식으로 묶으면 서로 불편해질 확률이 큼. 나는 다음에도 하면 첫 2주나 한 달만 보고 이어갈 듯. 그리고 현금으로 대충 받는 것보다 날짜랑 입금 기록 남는 게 마음 편함. 괜히 나중에 “그때 냈는데?” 이런 말 나오면 피곤하잖아.
운영한다고 거창하게 생각하면 귀찮고, 그냥 빈 공간 잠깐 빌려주는 정도로 보면 할 만함. 대신 내 생활패턴이랑 겹치는지 봐야 함. 밤에 차 빼야 하는 집이면 비추고, 낮에 계속 비는 곳이면 한번 시도해볼 만한 듯. 나도 아직 완전 자리 잡은 건 아닌데, 최소한 아무 조건 없이 빌려주는 건 안 하기로 했음. 에휴 이런 것도 막상 해보면 은근 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