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전동드릴 하나 올렸음. 출장 다닐 때 예비로 들고 다니던 건데 요즘은 거의 안 써서 베란다 선반만 차지하길래 그냥 내놨지. 배터리 하나 더 있고 박스는 없고, 충전기는 멀쩡함. 사진은 퇴근하고 찍었더니 좀 누렇게 나왔는데 귀찮아서 그대로 올림. 아오 이게 문제였나 싶기도 하고.
처음엔 가격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한 만 원쯤 높게 올렸음. 어차피 네고 들어올 거 같아서. 근데 연락은 오는데 다 비슷하더라. “얼마까지 되나요” 먼저 오고, 상태 묻고, 사하구 어디냐고 묻고 끊김.
하루 지나서 사진 다시 찍었음. 낮에 베란다 쪽에서 찍으니까 확실히 낫긴 하네. 배터리 단자 쪽, 드릴 앞부분, 충전기까지 따로 찍어서 올리고 설명에 “테스트 가능, 하단부 생활기스 있음” 이렇게만 추가함. 이상하게 긴 설명보다 흠집 있는 데를 먼저 까놓는 게 말이 덜 길어지는 거 같음.
근데 진짜 바뀐 건 가격보다 장소였음.
처음엔 집 근처 골목 편의점으로 해놨는데, 사람들이 오기 애매했나 봄. 버스 내려서 좀 걸어야 하는 데라. 그래서 하단역 쪽으로 바꿨음. 내가 어차피 자재 보러 나가는 길도 있고, 저녁 7시쯤이면 맞출 수 있어서 “하단역 근처 가능”이라고 적었지.
그 뒤로 문의가 좀 달라졌음. 가격 깎는 얘기보다 “오늘 7시 가능?” 이런 식으로 바로 오더라. 결국 한 분이 와서 직접 돌려보고 가져감. 네고는 5천원만 했음. 뭐 그 정도면 나도 편하지.
느낀 게, 물건 가격 몇천원 내리는 것도 영향 있긴 한데 거래 장소가 더 크게 먹힐 때가 있나 봄. 특히 공구나 소형가전처럼 직접 확인하고 싶은 물건은 사람이 오기 쉬운 데가 낫더라. 나도 예전엔 그냥 우리 집 가까운 데만 고집했는데, 그러면 내 기준 편한 거고 사는 사람 기준은 또 다르지.
물론 너무 멀리 나가면 그건 또 배보다 배꼽임. 기름값에 시간까지 치면 미친 짓임. 근데 내 동선 안에 있는 역, 마트, 큰길가 정도는 적어두는 게 낫겠더라. “평일 저녁 하단역 가능, 주말은 동네 편의점” 이런 식으로 나눠놓으니까 대화가 빨리 끝남.
괜히 가격만 내리다가 속 쓰릴 바엔 장소부터 한 번 바꿔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듯. 특히 조회수는 있는데 채팅만 끊기는 물건들, 그런 건 물건보다 만나기 귀찮아서 그런 경우도 있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