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에 배달 돌리다가 편의점 앞에서 쉬는 일이 많아졌음. 노원 쪽도 그렇고 중계동 지나가다 보면 새벽에 불 켜진 데가 괜히 눈에 들어오네. 원래는 그냥 물 하나 사고 나오는데, 요새는 알바 구인 붙은 거 보면 한 번 더 보게 됨. 나도 부업한다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입장이라 그런가 봄.
지난주쯤에 새벽 한 시 넘어서 편의점 들어갔는데 알바분이 물류 박스 까고 있었음. 계산대 쪽엔 손님 둘, 뒤쪽엔 박스 쌓여 있고, 전자레인지 앞엔 도시락 데우는 사람 기다리고. 그거 보는데 야간이 그냥 조용히 앉아있는 일이 아니구나 싶었음. 예전엔 야간 편의점 하면 손님 적고 몸은 덜 힘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면 타이밍 싸움 같더라.
물류 시간이 진짜 크긴 큰 듯. 같은 야간이라도 물류가 11시대에 들어오는 데랑 새벽 2시쯤 들어오는 데는 느낌이 다를 거 같음. 11시대면 그래도 손님 좀 있는 시간에 같이 터질 수 있고, 새벽 2시는 몸이 제일 처질 때라 더 귀찮겠지. 내가 직접 해본 건 아니라 말은 조심스럽지만,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좀 보이긴 함.
한 문장만 덧붙이면, 동선 좁은 매장은 진짜 피곤해 보임.
컵라면 물 받는 데랑 택배 보관하는 데랑 창고 문이 다 엉켜 있는 매장 있잖아. 그런 데는 손님 한 명만 서 있어도 알바가 돌아다니기 애매함. 계산하고 봉투 찾고, 담배 꺼내고, 뒤에선 커피 머신 삐삐거리고. 나이 먹어서 그런지 그런 거 보면 괜히 허리부터 생각남. 젊은 친구들은 휙휙 하던데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지.
시급은 붙어 있는 거 보니까 최저 언저리거나 야간수당 얘기 따로 적어둔 데도 있고, 그냥 면접 때 협의라고만 써둔 데도 있더군요. 이건 매장마다 너무 다르니까 뭐라 못 하겠음. 지난주에 본 건 대충 그랬는데 지금은 또 바뀌었을 수도 있고. 괜히 숫자만 보고 갔다가 실제 근무시간이랑 휴게가 다르면 마음 상할 일 생기겠지.
내가 보기에 야간 구할 때는 시급도 시급인데, 물류 몇 번 들어오는지랑 혼자 근무인지가 먼저 눈에 들어와야 할 듯. 그리고 점장이나 사장이 매뉴얼을 말로만 하는지, 종이에라도 붙여놨는지. 새벽에 돌발상황 생기면 전화 받는 사람이 있는지도 은근 중요할 거 같음. 계산 실수보다 그런 게 사람 지치게 하니까.
편의점이 참 이상한 공간임. 밖에서 보면 그냥 밝고 조용한데 안쪽은 계속 뭔가 돌아가고 있음. 커피 사러 들어온 사람은 2분 있다 나가고, 알바는 그 2분 사이에 할 일이 밀림. 나도 배달하면서 돈 벌겠다고 다니지만 여섯 달째 손익분기 못 넘고 있으니 남의 고생이 더 잘 보이는 건지 모르겠네.
그래도 야간 알바 자리 알아보는 사람 있으면 매장 한 번 손님처럼 가보는 건 괜찮은 듯. 딱 10분만 서 있어도 보이는 게 있음. 물류 박스 위치, 손님층, 동선, 사장 말투까지는 몰라도 매장 분위기는 대충 느껴짐. 별거 아닌데 그런 별거 아닌 게 밤새 사람 붙잡는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