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능마켓 쪽 문의 받다 보면 이상하게 첫 답장에서 기운이 좀 빠질 때가 있네요. 저는 아직 크게 잘 버는 쪽도 아니고, 이것저것 해보는 중이라 그런지 문의 하나 오면 반갑긴 한데 막상 열어보면 “대략 얼마예요?” 한 줄만 있을 때가 많거든요.
처음엔 그 한 줄에 제가 너무 길게 답했어요. 작업 범위, 수정 횟수, 자료 필요 여부, 기간까지 다 쓰다 보니 답장 쓰는 사람도 지치고 받는 쪽도 읽다가 놓칠 거 같고요. 괜히 내가 초반부터 피곤한 사람처럼 보이나 싶어서 몇 번 지웠다 썼다 했네요.
그래서 지난주쯤부터는 그냥 첫 답장을 좀 눌렀어요. “어떤 형태로 쓰실 건지,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시면 대략 금액 잡아볼게요” 이 정도로만 보내고, 바로 견적을 안 던지는 식으로요. 대신 너무 비어 보이지 않게 작은 예시 하나만 붙였어요. 블로그 글이면 제목 느낌 2개, 상세페이지면 첫 문단 느낌 하나 정도요. 무료 샘플이라고 크게 말하진 않고 그냥 감 잡으시라고요.
생각보다 크네 싶은 게, 이렇게 하니까 답 없는 문의는 빨리 걸러지고 진짜 하려는 분들은 자료를 다시 보내주시더라고요. 물론 아직도 “그냥 싸게 가능?” 이런 건 오긴 해요. 그럴 수 있음. 저도 예전엔 맡기는 입장에서 뭘 줘야 하는지 몰랐을 거 같거든요.
춘천에서 저녁 먹고 들어와서 노트북 켜면 괜히 답장 하나에도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데, 요즘은 문의에 다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다음 말을 끌어내는 정도만 해도 괜찮겠다 싶어요. 너무 친절하게 다 풀어버리면 정작 일 시작 전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라... 아직 맞는 방식 찾는 중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