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사진 찍을 때 맨날 바닥에 놓고 위에서만 찍었는데... 요 며칠 보니까 손에 쥐고 찍은 사진이 이상하게 반응이 조금 있네요.
나는 작은 키링이랑 천 조각으로 만든 파우치 비슷한 거 조금씩 올리는데, 사진만 보면 크기가 감이 안 온다는 말을 한 번 들었음. 그때는 상세에 사이즈 적어놨는데 왜 못 보지 싶었거든요. 근데 나도 남의 물건 살 때 가로 몇 센티 세로 몇 센티 이런 거 잘 안 보긴 함. 그냥 사진 느낌으로 대충 넘기지.
그래서 지난주쯤인가, 퇴근하고 밥 먹고 나서 형광등 밑에서 대충 손바닥 위에 올려 찍어봤는데 그게 제일 문의가 먼저 왔어요. 배경지도 아니고 조명도 별거 없었는데... 손가락이 같이 나오니까 크기가 바로 보였나 봄. 괜히 자로 맞춰 찍고 동전 올리고 그랬는데, 손에 들고 있는 게 더 생활감이 있긴 하네요.
물론 손톱이나 손 상태가 좀 신경 쓰이긴 함. 나는 공기업 다니면서 평일엔 손이 은근 거칠어서 그런가, 사진 찍으려면 손 씻고 핸드크림 바르고 기다렸다가 찍게 되더라. 이게 뭐 대단한 촬영도 아닌데 괜히 준비가 생김. 그래도 너무 반짝반짝한 광고 사진보다 그냥 실제로 잡았을 때 느낌이 보여서 그런지, 저장은 조금 더 되는 거 같았어요.
포장 사진도 비슷한 듯. 예전엔 완성품만 딱 찍어서 올렸는데, 작은 봉투에 넣은 거 한 장 끼우니까 선물용으로 가능한지 물어보는 사람이 생김. 포장재가 막 비싼 것도 아니고, 한 5천원쯤 주고 산 스티커 몇 장 붙인 정도였는데 그 사진 하나 때문에 덜 허전해 보이나 봐요. 내가 봐도 그냥 상품만 있으면 좀 심심함.
가격은 그대로인데 사진 순서만 바꿨거든. 첫 사진은 손에 쥔 컷, 다음은 바닥 컷, 그 다음은 포장 컷. 설명은 길게 안 썼음. 괜히 길게 쓰면 나도 읽기 싫어서... 색상이나 크기만 적고, 원단 무늬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말만 넣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한가 싶기도 하고.
근데 또 너무 꾸미면 내 물건 같지 않더라. 사진만 멀쩡하고 받아보면 다르게 느낄까 봐 그것도 신경 쓰임. 그래서 요즘은 밝기만 살짝 올리고 색은 크게 안 건드려요. 천 색깔이 화면마다 달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데, 너무 예쁘게만 만들면 나중에 괜히 내가 불편함.
판매가 확 늘었다 이런 건 아니고요. 그런 말은 못 하겠음. 그냥 문의 오는 말투가 조금 달라진 정도? “이거 생각보다 작나요” 이런 질문이 줄고, “손에 든 사진 보니까 선물용 괜찮겠네요” 이런 식으로 오니까 괜히 한 장 더 찍게 됨.
바둑 두러 동호회 나가도 어르신들이 물건 볼 때 꼭 손에 쥐어보고 무게 보고 그러잖아. 온라인도 결국 그 느낌을 조금 흉내 내야 하나 싶었음. 사진이 예뻐야 한다기보다, 보는 사람이 자기 손에 들어왔을 때를 상상해야 하는 건가 봐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