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달 쉬는 시간에 카페만 보다가, 이상하게 공간 임대 앱도 같이 보게 되네요. 카페는 앉으면 편하긴 한데 옆자리 말소리나 콘센트 눈치가 좀 있고, 이력서 고치거나 뭔가 조용히 정리할 때는 한두 시간짜리 작은 공간이 낫겠다 싶을 때가 있거든요.
지난주쯤 낮 시간 비는 날에 스페이스클라우드랑 에어비앤비 쪽을 좀 봤는데, 사진만 보면 다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시간대가 제일 애매하네요. 오전은 가격이 좀 괜찮아 보이는 곳도 있는데 막상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점심 지나서라서요. 배달 한 타임 뛰고 씻고 이동하면 이미 오후라, 자연광 좋다는 말도 반쯤은 날아가는 느낌이에요 ㅋㅋ
공간 볼 때 예전엔 그냥 넓이랑 가격만 봤는데, 요즘은 엘베랑 입실 안내를 먼저 보게 돼요. 건물 앞에 잠깐 세울 수 있는지, 비밀번호 안내가 바로 오는지, 엘베가 오래 걸리는 건 아닌지 이런 게 은근 크더라고요. 특히 촬영용으로 잡는 분들은 장비 들고 가면 더 그럴 거 같아요. 저는 장비라 해봐야 노트북이랑 충전기 정도인데도 입구 헤매면 기운 빠지네요.
방음도 생각보다 중요하네요. 조용한 작업 공간이라고 써 있어도 옆 호실에서 말소리 들리면 집중이 확 깨져요. 예전에 카페에서 면접 준비한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괜히 민망했던 적이 있어서, 공간 빌리면 괜찮겠지 했는데 건물 자체가 얇으면 별 차이 없나 봐요. 리뷰에 “조용했어요” 같은 말 있으면 괜히 한 번 더 보게 돼요.
가격은 요즘 워낙 들쭉날쭉해서 딱 말하긴 그런데, 제가 본 데는 평일 낮 기준으로 한두 시간 잡으면 카페 몇 번 갈 돈이랑 큰 차이 안 나는 곳도 있었어요. 지난주에 봤을 땐 그랬는데 지금은 잘 모르고요. 다만 최소 이용 시간이 붙어 있으면 생각보다 훅 올라가니까, 잠깐 쓰려는 사람한테는 그게 더 크게 느껴지네요.
동네도 묘해요. 집 근처면 편한데 너무 익숙해서 기분 전환이 안 되고, 낯선 동네는 가는 데 시간이 빠져요. 주말마다 카페 찍듯이 공간도 하나씩 가볼까 하다가도, 쉬는 날까지 예약 시간 맞춰 움직이는 게 또 일처럼 느껴져서 멈칫하게 되네요. 요즘 본업이랑 이것저것 같이 하다 보니 시간 맞추는 일 자체가 피곤한가 봐요.
그래도 한 번쯤은 평일 낮에 작은 방 하나 잡아서 노트북 펴고 앉아보고 싶네요. 카페 소음도 없고, 누가 자리 비웠다고 컵 치우는 것도 없고, 그냥 두 시간만 조용히 있는 거요. 공간 임대가 거창한 촬영이나 모임만 생각했는데, 그냥 혼자 숨 돌리는 용도로도 보게 되는 거 보면 저도 좀 지쳤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