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택시 끝나고 배달까지 붙여서 하다 보니 뭘 더 넣는 게 맞나 싶긴 함. 몸은 이미 좀 밀려 있는데, 쉬는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또 괜히 하루 날린 느낌 들잖아. 그래서 큰 건 말고 동선 겹치는 단건만 보다가 무인택배함 확인하는 거 하나 잡아봤음.
처음엔 좀 망설였지. 아파트 단지 들어가서 사진 찍는 일이 은근 눈치 보임. 경비실 지나가야 하는 데도 있고, 지하주차장 들어가면 출차 동선 꼬이는 데도 있어서 택시 몰 때처럼 그냥 앞에 세우고 후딱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 보상은 지난주에 봤을 땐 한 5천원쯤이었던 듯한데, 앱마다 다르고 시간대마다 바뀌는 거 같아서 정확한 건 모르겠음.
내가 해본 건 단지 안에 있는 무인보관함 외관 찍고, 화면 켜져 있나 확인하고, 주변에 파손이나 안내문 바뀐 거 있으면 같이 남기는 식이었음. 별거 아닌데 막상 가면 사진 각도 때문에 두세 번 다시 찍게 됨. 화면 반사도 심하고, 지하에 있으면 빛이 누래서 글씨가 흐리게 나옴. 음, 이거 하려면 휴대폰 배터리보다 손전등 켜는 습관이 더 중요하겠더라.
나는 먼저 입구에서 단지명 보이는 거 한 장 찍어두고 들어갔음. 나중에 내가 다른 단지랑 헷갈리지 않으려고. 그리고 보관함은 가까이서 바로 찍지 말고, 처음엔 조금 떨어져서 전체가 나오게 찍는 게 낫더라. 앱에서 요구하는 사진이 생각보다 까다로울 때가 있음. 전체 사진 없으면 다시 가야 할 수도 있으니 그게 제일 귀찮음. 가까운 사진은 그 다음에 찍어도 됨.
또 하나는 주차임. 이게 진짜 애매함. 단지 안에 잠깐 세웠다가 민원 들어오면 피곤해지니까, 나는 그냥 밖에 세울 자리 없으면 안 들어감. 5천원 벌자고 경비실에서 말 섞고, 차 빼달라 전화 받고, 다시 앱 열고 그러면 남는 게 없음. 특히 저녁 7시 이후는 단지 안 차가 많아서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 때도 있음. 배달이랑 같이 붙이려면 차라리 오후 애매한 시간, 2시에서 4시 사이가 덜 붐비는 듯.
사진 찍을 때는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 안 나오게 한 번 더 보는 게 좋음. 이거 별생각 없이 찍으면 나중에 확대해보니 뒤에 사람이 걸려 있거나 번호판이 선명하게 박혀 있는 경우 있음. 삭제하고 다시 찍으면 되긴 하는데, 그 자리에서 오래 서 있으면 더 이상해 보임. 그래서 나는 보관함 앞에 누가 있으면 그냥 팟캐스트 한 편 더 듣는 척하면서 좀 기다렸음. 택시 안에서 기다리는 건 익숙하니까 그나마 낫더라.
개인적으로는 멀리 찾아갈 일은 아닌 거 같음. 집 근처나 배달 픽업 가는 길에 붙으면 괜찮고, 따로 목적지로 잡으면 시간 대비 별로임. 특히 단지 구조 모르면 헤매는 시간이 꽤 잡아먹음. 지도상으로는 입구 하나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차량 입구랑 사람 입구가 따로 있고, 무인함이 관리사무소 옆인지 지하인지 표시가 애매할 때 많음.
그래도 한 번 해두면 다음부터는 보는 눈이 생김. 단지명, 보관함 위치, 화면 상태, 안내문, 주변 파손 이런 순서로 그냥 슥 보고 찍으면 됨. 나처럼 본업 끝나고 머리 복잡한 사람이 하기엔 생각보다 덜 빡센데, 그 대신 몸으로 돌아다니는 일이라 쉬는 날에 억지로 끼워 넣으면 피곤함이 늦게 올라옴. 나는 앞으로는 콜 기다리는 빈 시간에 가까운 거만 잡을 생각임. 욕심내면 또 번아웃 쪽으로 가는 거라서, 이런 건 돈보다 덜 피곤한 동선이 먼저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