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마감하고 집에 와서 잠깐 누웠다가 새벽 물류 하나 잡고 나갔음... 부수입 100만원 만든다 해놓고 막상 알람 울리면 내가 왜 이러나 싶네.
첫차 시간 애매해서 강북 쪽에서 버스 갈아타고 갔는데, 집합 장소가 생각보다 안쪽이었음. 지도만 보고 바로 앞인 줄 알았는데 큰길에서 한참 걸어 들어감. 아오 진짜. 새벽엔 사람도 없고 편의점 불빛만 보이니까 괜히 더 멀게 느껴짐.
도착하니까 몇 명은 이미 장갑 끼고 서 있고, 몇 명은 커피 들고 멍하니 있더라. 나도 전날 가게에서 쓰던 얇은 장갑 챙겨갔는데 그거 별 의미 없었음. 박스 모서리 계속 스치니까 손바닥이 금방 얼얼함. 다음엔 그냥 코팅 두꺼운 거 하나 더 들고 가야겠다 싶었지. 현장에서 주는 데도 있긴 한데 늘 그런 건 아닌 거 같음.
일은 막 어려운 건 아닌데 속도가 사람을 잡네. 처음엔 그냥 옮기면 되는 거 아냐 했는데, 바코드 찍히는 거랑 라인 흐름 맞춰야 해서 멍 때릴 틈이 없음. 신발도 문제였음. 바닥이 은근 미끄럽고 오래 서 있으니까 발바닥이 먼저 열받음. 편한 운동화라고 생각했는데 물류 바닥에서는 또 다르네... 양말도 두꺼운 거 신을 걸 그랬음.
쉬는 시간에 컵라면 먹는 사람도 있고 그냥 물만 마시는 사람도 있었는데, 나는 속이 비어서 그런지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 먹고 버팀. 한 5천원쯤 썼나. 새벽 일은 밥 타이밍이 제일 애매함. 너무 먹으면 움직일 때 올라오고 안 먹으면 힘 빠지고.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트로트 틀어놓고 버스 창문 보는데, 오늘 번 돈에서 교통비랑 밥값 빼면 또 그렇게 큰돈인가 싶다가도 안 한 것보단 낫지 싶었음 (이 생각으로 계속 가는 듯). 내일도 잡을까 했는데 손바닥 보니까 좀 쉬어야 하나 싶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