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본업 문 닫고 나서 바로 들어가 자야 되는데 또 손이 가서 앱을 봤음. 사람 구한다는 게 눈에 들어오면 안 봐야 되는데 이게 또 보게 되네. 분당에서 크게 멀지 않은 행사장 보조라길래 그냥 하루 몸 쓰고 오면 되겠지 싶었지 뭐.
막상 가보니 일 자체는 어려운 건 아니었음. 의자 옮기고, 박스 뜯고, 안내판 세우고, 끝나고 다시 걷고 그런 식. 근데 가벼운 일이 계속 이어지니까 허리랑 손목이 먼저 말해줌. 이건 운동이랑 다른 쪽임. 20분 바짝 드는 게 아니라 어정쩡한 자세로 계속 움직이는 거라 나이 먹은 몸에는 은근히 남네.
집합 시간보다 20분쯤 일찍 갔는데 그게 맞았던 듯. 입구가 하나가 아니고, 현장 담당자 찾는 데 시간이 좀 먹힘. 건물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 몇 명 있으면 대충 같은 일 온 사람들인가 싶지만 그것도 확실한 건 아니고. 문자에 적힌 장소가 지하 하역장인지 로비인지, 그거 하나 차이가 큼. 나는 한번 잘못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음.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데도 시간 잡아먹고.
복장은 검은 옷이면 된다고 했는데, 검은 티에 검은 바지 입고 간 사람 많았음. 근데 바지는 편한 게 낫더라. 너무 얇은 바지 입고 가면 박스 모서리나 철제 다리에 긁힐 수도 있고, 주머니 없는 바지는 폰 넣을 데 애매함. 신발은 그냥 평소 운동화 신고 갔는데 바닥 좀 덜 미끄러운 걸로 가야겠다는 생각 했네. 현장 바닥이 반짝거리는 곳이면 박스 들고 돌 때 발이 살짝 밀림. 그 순간 기분 별로임.
장갑은 현장에서 준다고 해도 내 거 하나 챙기는 게 속 편함. 당근에서 예전에 공구 살 때 같이 받은 코팅장갑 하나 가방에 넣어놨는데 그거 썼음. 새 장갑 주긴 했는데 사이즈가 좀 크더라고. 손에서 놀면 테이프 뜯을 때도 불편하고 케이블 만질 때도 괜히 걸림. 물은 행사장이라 정수기 있겠지 했는데 있긴 있었음. 근데 쉬는 타이밍이 마음대로 나는 게 아니라 작은 생수 하나는 처음부터 들고 있는 게 낫겠다 싶었음.
돈 얘기는 공고마다 다르니까 뭐라 못 하겠네. 어제 건 당일 지급은 아니고 며칠 뒤 입금이라 했고, 지난주에 본 다른 건 당일이라고 써 있었음. 요즘은 앱마다 표시가 다르고 현장에서 말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해서, 나는 가기 전에 문자로 시간 끝나는 기준만 다시 봄. 식대가 포함인지 따로인지도 은근히 중요함. 한 5천원쯤 밥값 빠지는 느낌이면 하루 끝나고 기분이 좀 달라짐.
내가 제일 별로였던 건 끝나는 시간이 흐려지는 거였음. 6시 종료라 되어 있었는데 철수 속도 보고 조금 늘어질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오면 마음이 삐끗함. 나는 밤에 가게 정리도 있고 잠도 모자라서 그런가, 30분 더 하는 게 그냥 30분이 아니네. 그래도 현장 분위기 험한 건 아니었고, 말 거칠게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음. 처음 온 사람한테는 무거운 거보다 잔손 가는 일 많이 시키는 편 같았고.
하루 해본 느낌은 이거임. 행사 보조는 물류처럼 박스만 계속 치는 건 아닌데, 대신 동선이 정신없고 담당자 말 잘 들어야 덜 꼬임. 혼자 앞서서 뭘 하려 하면 오히려 다시 해야 하는 일이 생김. 그냥 가까운 데, 시간 확실한 데, 복장 간단한 데면 한 번쯤은 할 만함. 근데 전날 잠 못 잔 상태로 가면 별것 아닌 의자도 무겁게 느껴짐. 나는 오늘 오전 장사하다가 커피 두 잔째 마셨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