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에 대기 자리 잡는 게 은근 고민이네. 분당 쪽은 익숙해서 편하긴 한데, 너무 익숙하니까 괜히 같은 자리만 보게 됨. 서현이냐 야탑이냐 정자동 쪽이냐 이거 가지고 혼자 머리 굴리다가 시간만 감.
회사 쪽이 부업 금지라 크게 떠들고 다니지도 못하고, 그냥 조용히 앱 켜놓고 보는 식인데 에휴 괜히 눈치가 생김. 대리든 택시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게 돈 버는 건지 밤공기 마시는 건지 헷갈리네.
지난주쯤에는 서현역 뒤쪽에서 한 번 봤는데 초반엔 콜 뜨는 척하다가 막상 잡으려면 거리가 애매했음. 판교로 빠지는 건 좋은데 거기서 다시 복귀가 좀 귀찮고. 정자 쪽은 손님층은 나쁘지 않은데 차 세워두고 멍때릴 자리가 마음에 안 듦. 잠깐 서있기도 눈치 보이고 화장실도 애매하고, 나이 먹으니 이런 게 먼저 보임 아오.
그래서 이번엔 그냥 욕심 줄이고 야탑 쪽으로 한 번 봤음. 먹자골목 끝쪽 말고 살짝 바깥으로 빠져서, 콜 뜨면 움직일 수 있는 정도 자리. 대기하면서 커피 하나 샀는데 한 5천원쯤 했던 듯. 그 돈부터 까고 시작하니까 괜히 심란하긴 한데, 안 마시면 졸려서 또 안 됨 (논문 번역하다 나온 날이면 더함).
느낌상 10시 반 전에는 너무 기대 안 하는 게 낫고, 11시 넘어서부터 조금씩 방향이 갈리는 거 같음. 가까운 단거리만 계속 물면 그냥 택시 줄 옆 흐름 보는 게 낫고, 대리는 판교나 광주 쪽 빠지는 거 하나만 잡아도 그날 기분이 좀 풀림. 물론 지난주에 내가 본 흐름이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름. 날씨랑 회식 분위기 따라 바로 바뀌니까.
나는 요즘 기준을 하나 정했음. 한 자리에서 40분쯤 봤는데 앱도 조용하고 사람 흐름도 죽으면 미련 안 두고 옮김. 예전엔 괜히 “이제 뜰 텐데” 하면서 버텼는데, 그러다 허리만 아프더라. 대신 자주 옮기진 않음. 계속 움직이면 기름값이랑 정신만 빠짐.
오늘 밤도 나가볼까 말까 망설이는 중인데, 비 소식 있으면 또 애매하네. 콜은 좀 나을 수 있는데 돌아오는 길이 축축하면 몸이 먼저 싫다 함. 그래도 집에 앉아 있으면 앱 한 번 켜볼걸 싶고, 나가면 괜히 일찍 나왔나 싶고 뭐 늘 그 모양임.
분당에서 보는 사람 있으면 너무 중심가만 붙잡고 있지 말고, 빠져나갈 길 편한 데를 먼저 보는 게 나한텐 그나마 맞는 듯. 대기 자리는 화려한 데보다 덜 피곤한 데가 오래 감. 나이 들어 그런가 이제 콜 하나보다 앉아 있을 자리부터 보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