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교정 쪽 부업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네. 쇼핑몰 상품명 고치고 상세페이지 문구 손보는 건 매일 하니까 워드나 한글 문서도 비슷하겠지 싶었는데, 막상 샘플 받아서 보니까 손이 먼저 안 나감.
원본을 어디까지 건드려야 하나 그게 제일 애매했음. 맞춤법만 보면 되는 건지, 문장이 이상하면 살짝 바꿔도 되는 건지, 띄어쓰기 하나 고치고도 이게 내 마음대로 흐름 바꾼 건가 싶고. 나이 먹어서 그런가 괜히 조심스러워짐.
광주 서구 쪽 시장 갔다가 국밥 한 그릇 먹고 들어와서 밤에 다시 열어봤는데, 낮에 볼 때랑 또 다르게 보이더라. 눈이 피곤하면 틀린 것도 그냥 지나감. 그래서 요즘은 바로 수정 안 하고 원본 파일 하나 복사해두고, 수정본은 날짜랑 내 닉네임 비슷하게 붙여놓음. 거창한 건 아니고 “원본”, “손본거”, “다시확인” 이런 식으로.
그 말이 맞긴 하네.
메모도 문서 안에 바로 남기면 나중에 지저분해져서 따로 빼는 게 낫더라. 메모장 하나 켜놓고 애매한 부분만 줄 번호 비슷하게 적어둠. 워드면 댓글 기능 쓰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괜히 손이 느려져서 처음엔 그냥 옆에 적는 게 편했음. 한글 파일은 화면이 좀 좁게 느껴져서 더 그랬고.
가격 같은 건 나도 아직 잘 모름. 지난주쯤 본 건 샘플 기준으로 한 5천원쯤 얘기하는 데도 있었고, 장수 많으면 다르게 치는 데도 있는 듯한데 이런 건 매번 달라 보임. 괜히 숫자만 보고 덤비면 시간 다 잡아먹고 기분만 상할 수도 있겠다 싶었음. 쇼핑몰도 택배비 몇백 원 때문에 계산 다시 하는 판인데 문서 일도 결국 시간 계산이더라.
망설인 건 내 문체가 들어갈까 봐였음. 내가 쓰는 말투가 좀 길고 늘어지는 편이라 남의 보고서 문장 고치다 보면 내 장사 설명문처럼 바뀔까 봐. 그래서 지금은 문장을 새로 쓰기보다 틀린 글자, 중복 표현, 너무 길게 이어진 문장만 살짝 끊는 정도로만 해보는 중임. 마음 같아선 확 바꾸고 싶은데 그건 의뢰한 사람이 원하는 게 아닐 수 있지 뭐.
문서 일도 결국 정리보다 참는 게 먼저인가 봄. 내 기준으로 예뻐 보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원래 글 쓴 사람이 덜 민망하게 보이게만 도와주는 쪽. 이 정도 선 잡고 나니까 조금 덜 무섭긴 하네. 밤에 주문 처리 끝내고 한두 장씩만 봐야지, 욕심내면 또 눈 침침해져서 틀린 거 못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