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편집 의뢰 받다 보면 자막 번역까지 같이 물어보는 경우가 좀 늘었음. 원래는 컷편집이랑 색 조금 만지고 썸네일 얹는 쪽인데, 쇼츠나 릴스 쪽은 영어 자막도 같이 되냐고 너무 자연스럽게 물어보네.
근데 이게 애매한 게, 내가 영어를 아예 못 하는 건 아닌데 전문 번역가도 아니잖아. 그럼 어디까지 받아야 함? 그냥 짧은 생활 문장 정도면 내가 봐도 되나 싶다가도, 브랜드 소개나 제품 설명 들어가면 괜히 책임감 생김. 아오.
지난주에도 6분짜리 인터뷰 영상 하나 받았는데, 의뢰자가 “대충 자연스럽게만 해주시면 돼요” 이런 식으로 말했거든. 근데 대충 자연스럽게가 제일 어려운 거 아님? 직역하면 어색하고, 의역하면 원래 말이랑 달라질까 봐 손이 멈춤. 결국 번역비 따로 잡는 게 맞는지, 편집 단가 안에 살짝 녹이는 게 맞는지 계속 계산기 두드렸음.
플랫폼에서 보이는 자막 번역 단가도 좀 들쭉날쭉한 거 같음. 분당 얼마, 글자 수 얼마, 영상 길이 기준 이런 게 다 섞여 있어서 처음 보면 뭐가 기준인지 모르겠더라. 어떤 건 너무 싸고, 어떤 건 또 샘플 보고 협의라는데 그 협의가 제일 무서움 ㅋㅋ
나는 요즘 그냥 영상 편집 견적이랑 자막 번역 견적을 분리해서 말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음. “번역 검수까지 필요한 건 따로 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은 쉬운데 실제로 보내려면 또 괜히 딱딱해 보이나 싶고. 프리랜서가 단가 얘기 꺼내는 순간 분위기 미묘해지는 거 진짜 싫음.
시장 갔다가 칼국수 먹으면서도 이 생각했네. 본업을 편집으로 계속 가져갈지, 번역 자막 쪽을 조금 더 배워서 묶음 상품처럼 가야 할지. 근데 또 묶으면 일이 커지고, 나 혼자 감당 안 되는 순간 올 거 같기도 함.
혹시 편집이랑 번역 같이 받는 사람들은 견적을 어떻게 나눔? 그냥 처음부터 “번역은 별도” 박아두는 게 깔끔한가. 괜히 이것저것 다 된다고 했다가 나중에 밤새는 그림만 보임 ㅠ